中 왕쥔샤 “애틀랜타 올림픽前 살해위협 받아”

中 왕쥔샤 “애틀랜타 올림픽前 살해위협 받아”

입력 2012-05-31 00:00
수정 2012-05-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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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여자육상 스타, 중국 체단주보(體壇周報)에 폭로 글

지난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여자 육상 5,000m 금메달을 따는 등 1990년대 세계 여자 중·장거리 육상을 석권했던 중국의 왕쥔샤(王軍霞)가 당시 살해위협을 받았으며 애틀랜타 올림픽 직후 떠밀려서 은퇴했다고 폭로했다.

왕쥔샤는 현재도 세계 여자 육상 3,000m(8분6초11)와 10,000m(29분31초78)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 10,000m 우승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5,000m 금메달, 10,000m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중·장거리의 여왕으로 꼽힌다. 최근 국제육상연맹이 발족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명예의 전당’에 오를 1차 선수 12명 명단에 아시아 선수로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왕쥔샤는 30일 중국 체단주보(體壇周報)에 보낸 폭로 글을 통해 애틀랜타 올림픽 중국 선수단에 선발된 후 괴한들이 수시로 집에 전화를 걸어 목숨을 빼앗겠다거나 장애인으로 만들겠다는 등의 협박전화와 편지를 보냈으며 출국하기 3일 전 집에 전화했을 때 어머니가 울면서 올림픽 참가를 만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왕쥔샤는 지난 1994년 당시 세계 육상계를 제패했던 마군단(마쥔런<馬俊仁>이 지도했던 중국 여자 육상 대표선수단)을 떠난 후 눈에 보이지 않게 자신의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왕쥔샤를 지도했던 마오더전(毛德鎭)과 왕쥔샤가 지내던 숙소는 안전을 위해 창문에 철망을 설치했으나 항상 누군가에 창문이 깨지고 철망이 부서졌다.

특히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전 때 5,000m와 10,000m 두 종목에 신청했으나 5,000m에서 우승하고 난 뒤 마군단의 주변 사람이 10,000m 경기에선 마군단 선수들을 시켜 일부러 부딪혀 넘어뜨리겠다는 말을 전해와 결국 출전을 포기했다고 왕쥔샤는 주장했다.

마오더전은 위험에 대비해 항상 비수를 몸에 품고 다녔으며 왕쥔샤 역시 한편으로 불안을 느꼈으나 일종의 오기도 생겼다고 말했다.

왕쥔샤는 애틀랜타 올림픽 직후 은퇴한 것도 결코 자의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나이가 23세였으며 컨디션도 좋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은 물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가능하다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올림픽을 마친 후 마오더전은 지도자직을 잃고 육상계에서 밀려났고 훈련을 돕던 사람들도 시골로 하방돼 어쩔 수 없이 다시 육상 대표단에 복귀했으나 처우가 오히려 예전보다 나빠지고 따돌림을 당하자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고 왕쥔샤는 밝혔다.

왕쥔샤는 처우 문제나 팀 내 따돌림 문제 등을 호소하기 위해 국가체육위원회에 청원을 넣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당시 자신은 체육당국이 ‘왕쥔샤를 지키기보다는 육상 대표팀을 지키겠다’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왕쥔샤는 한때 마군단을 대표하는 선수였으나 훈련방식이나 처우문제 등에 대한 불만으로 마군단을 떠났으며 이후 마준런과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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