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산학자 “백두산 분화 거대폭발 아니다”

日 화산학자 “백두산 분화 거대폭발 아니다”

입력 2012-05-24 00:00
수정 2012-05-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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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폭발지수 4∼5로 중간 수준 예상””北핵실험하면 백두산 분화 주장, 말도 안돼”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고 예상한 일본 화산학자가 국내 일각에서 제기한 ‘거대 폭발설’을 반박했다.

다니구치 히로미쓰(谷口宏充) 도호쿠대 명예교수(화산학)는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백두산 분화 규모가 화산폭발지수(VEI)로 4나 5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VEI는 0부터 8까지 9단계가 있고 숫자가 1 올라갈 때마다 폭발력이 대체로 10배 커진다.

중간쯤인 VEI 4면 지난해 아이슬란드 분화, VEI 5면 1980년 세인트헬렌스산 분화와 비슷하다. 지난해 일본 규슈의 신모에(新燃)봉 분화가 VEI 3이었던 만큼 백두산 분화는 이보다 10∼100배 정도 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백두산은 10세기에 VEI 6∼7의 거대 폭발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다니구치 교수는 앞으로 일어날 분화가 이보다 약할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백두산의 거대 분화는 45만년 전과 8∼9만년 전, 2만5천년 전, 1천년 전에 일어났다”며 “마그마가 1만년 이상 쌓여야 일어날 수 있는 거대 분화(폭발)가 (10세기 이후) 1천년 만에 다시 일어날 수는 없다. 현재 백두산 지하에 쌓인 마그마의 양은 20억㎥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는 자신의 주장이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전제(가정)가 생략된 채 전달된 탓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은 북한이나 중국의 논문 등을 분석한 결과 백두산 분화가 일본 대지진과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지난해 동일본대지진(규모 9.0)도 백두산 분화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는 것이다.

백두산의 14∼20세기 6차례 분화 사례를 토대로 새로운 분화 시점을 확률적으로 계산한 결과가 ‘2006∼2019년’(68%)이나 ‘1993∼2032년’(99%)였다.

그는 “분화 시점을 확률적으로 예측하기에는 과거 분화 사례(6회)가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확실히 아는 사례를 토대로 계산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이 분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규모 8.0 이상 일본 대지진이 방출하는 에너지와 핵실험 에너지는 단위가 다르다”며 “북한이 백두산 안에서 핵실험을 하더라도 지하 마그마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구치 명예교수는 일본 화산학계의 권위자로 남북한, 중국 학자들과 함께 백두산 화산 활동을 장기간 연구했다.

23일에는 지바(千葉)에서 열린 일본 지구혹성과학연합 학술대회에서 일본 대지진과 백두산 분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와 만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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