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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고 예상한 일본 화산학자가 분화 규모는 미국 세인트헬렌스산 분화와 비슷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다니구치 히로미쓰(谷口宏充) 도호쿠대 명예교수(화산학)는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백두산 분화 규모가 화산폭발지수(VEI) 4나 5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VEI는 0부터 8까지 9단계가 있고 숫자가 1 올라갈 때마다 폭발력이 대체로 10배 커진다. 1980년 세인트헬렌스산 분화는 VEI 5였고, 지난해 아이슬란드 분화는 VEI 4였다. 백두산은 10세기에 VEI 6∼7의 거대 분화를 일으킨 적이 있다.
다니구치 교수는 앞으로 일어날 백두산 분화의 규모가 10세기 당시보다 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에 대해 “백두산의 거대 분화는 45만년 전과 8∼9만년 전, 2만5천년 전, 1천년 전에 일어났다”며 “마그마가 1만년 이상 쌓여야 일어날 수 있는 거대 분화가 (10세기 이후) 1천년 만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는 자신의 주장이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전제가 생략된 채 전달된 탓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은 북한이나 중국의 논문 등을 분석한 결과 백두산 분화가 일본 대지진과 관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과거 사례를 토대로 동일본대지진(규모 9.0) 전후 백두산 분화 시점을 확률적으로 계산한 결과가 ‘2006∼2019년’이나 ‘1993∼2032년’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분화 시점을 확률적으로 예측하기에는 과거 분화 사례(14∼20세기 6회)가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확실히 아는 사례를 토대로 계산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이 분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규모 8.0 이상 일본 대지진이 방출하는 에너지와 핵실험 에너지는 단위가 다르다”며 “북한이 백두산 안에서 핵실험을 하더라도 지하 마그마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구치 명예교수는 일본 화산학계의 권위자로 남북한, 중국 학자들과 함께 백두산 화산 활동을 장기간 연구했다.
23일에는 지바(千葉)에서 열린 일본 지구혹성과학연합 학술대회에서 일본 대지진과 백두산 분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와 만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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