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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장관… 17:17 남녀평등 내각

한국계 첫 장관… 17:17 남녀평등 내각

입력 2012-05-18 00:00
업데이트 2012-05-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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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호 출범’ 佛 새 내각 화제만발

프랑스 사상 첫 남녀평등 내각, 한국계 입양인 출신 첫 입각.

16일(현지시간) 발표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새 내각이 신선한 충격과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장마르크 에로 총리의 제청을 받아 남성 장관 17명, 여성 장관 17명 동수로 구성된 정부 명단을 공개했다고 프랑스24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여성 장관 가운데는 올랑드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 경제특보로 활약했던 한국계 입양인 플뢰르 펠르랭(38·한국명 김종숙)도 포함됐다. 한국계 입양인이 해당국에서 정부 각료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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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입양인 펠르랭 입각… 佛 여성장관 17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사상 첫 남녀 평등 내각을 발표한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리베라시옹이 1면 전체를 할애해 ‘평등’(Egalit)이란 제목으로 여성 장관 17명의 얼굴을 실었다. 맨 윗줄 왼쪽 두 번째가 한국계 입양인 출신으로 중소기업·디지털경제 장관에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 오른쪽 두 번째는 여성 장관 중 최고위직인 법무장관에 발탁된 크리스티안 토비라. 리베라시옹 웹사이트 제공
한국계 입양인 펠르랭 입각… 佛 여성장관 17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사상 첫 남녀 평등 내각을 발표한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리베라시옹이 1면 전체를 할애해 ‘평등’(Egalit)이란 제목으로 여성 장관 17명의 얼굴을 실었다. 맨 윗줄 왼쪽 두 번째가 한국계 입양인 출신으로 중소기업·디지털경제 장관에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 오른쪽 두 번째는 여성 장관 중 최고위직인 법무장관에 발탁된 크리스티안 토비라.
리베라시옹 웹사이트 제공
문화·방송·디지털 경제 전문가로 올랑드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입각이 유력시돼 왔던 펠르랭은 예상대로 중소기업·디지털경제 장관에 발탁됐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녀는 생후 3일 만에 버려져 고아원에 맡겨졌다가 6개월 뒤 프랑스에 입양됐다. 상경계 그랑제콜 에섹(ESSEC), 국립행정학교(ENA),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등 최고 명문 학교들을 두루 거쳤고, 감사원에서 문화·시청각·미디어·국가교육을 담당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사회당 리오넬 조스팽 후보의 연설문안 작성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펠르랭은 최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출생 때문에 한국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느낀 적은 없다.”면서도 “한국의 초고속 통신망, 디지털경제 시스템, 기술혁신에 대한 재정지원 시스템 등에 관심이 많아 입각하게 된다면 한국을 방문해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신문 5월 16일 자 8면>

16일(현지시간)발표된 프랑스 새 내각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의 어린 시절.선글라스로 멋을 낸 펠르랭이 양엄마 아니와 휴식을 즐기고 있다.  KBNe프랑스 제공
16일(현지시간)발표된 프랑스 새 내각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의 어린 시절.선글라스로 멋을 낸 펠르랭이 양엄마 아니와 휴식을 즐기고 있다.
KBNe프랑스 제공


16일(현지시간)발표된 프랑스 새 내각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의 어린 시절. 아기 펠르랭이 인형 옆에 앉아 있다.  KBNe프랑스 제공
16일(현지시간)발표된 프랑스 새 내각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의 어린 시절. 아기 펠르랭이 인형 옆에 앉아 있다.
KBNe프랑스 제공
●에로 총리 비롯 대부분 각료경험 없어

이번 내각은 올랑드 캠프의 핵심 공약이었던 성평등 내각의 구현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여성 장관 중 최고위직은 법무장관에 발탁된 크리스티안 토비라(60)다. 프랑스령 기아나 출신의 흑인인 그녀는 2001년 노예를 반인류 범죄로 규정하는 프랑스법 제정에 참여했으며, 2002년 사회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프랑스 역사상 첫 흑인 대권 출마자의 기록을 세운 여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정부도 장관직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이 밖에 세실 뒤플로 녹색당 대표가 국토주택장관에, 나자 발로벨카상이 여성권익장관 겸 정부 대변인에, 마리졸 투렌이 사회복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일각에선 내각이 남녀 동수를 이뤘지만 외교, 재무, 국방 등 핵심 직책은 모두 남성에게 돌아갔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총리 물망에 올랐다가 밀려난 마르탱 오브리(여) 사회당 당수는 입각하지 않았다. 오브리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올랑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고, 현 내각에서 내 역할이 의미가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에로 총리는 “오브리와의 관계는 우호적이며, 새달 치러지는 총선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내각의 또 다른 특징은 다수가 신참 장관들이라는 것이다. 각료 경험이 있는 인물은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로랑 파비우스 외무부 장관 등 소수에 불과하다.

●좌파 연립땐 한국계 플라세도 입각 유력

에로 총리도 입각은 처음이다. 재무장관은 피에르 모스코비시 대선캠프본부장, 국방장관은 장이브 르드리앙 등이 발탁됐다. 새달 10일과 17일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좌파 연립정부가 구성되면 일부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녹색당의 2인자로 또 다른 한국계 입양인 출신 장 뱅상 플라세 상원의원의 입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 내각은 프랑스 공휴일인 17일 첫 회의를 소집해 선거 공약대로 장관 급여를 30% 삭감하는 안을 확정지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2-05-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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