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앞으로 4주… 메르켈 운명 갈린다

앞으로 4주… 메르켈 운명 갈린다

입력 2012-05-09 00:00
업데이트 2012-05-09 00: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철의 여인’ 앙겔라 메르켈(58) 독일 총리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지방선거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데다 같은 날 프랑스 대선 및 그리스 총선에서도 독일에 협조적이던 집권 세력이 패배한 탓이다. ‘의사’를 자처한 메르켈은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전역에 ‘긴축정책’을 처방했지만, 각국 국민은 투약을 거부하고 성장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9월 3선을 노리는 메르켈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선거 및 정상회담 등 각종 이벤트가 몰린 4주 안에 ‘뿔난’ 자국민과 다른 유럽인들을 모두 달래야 한다.

메르켈 총리 측은 6일 이후 매일같이 유럽 국가의 경제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8일 AP 등 외신이 전했다. 프랑스와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선거에서 드러난 “긴축정책 탓에 당장 경기가 살아나지 못한다.”는 민심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르켈이 이끄는 기민당의 한 관계자는 7일 “메르켈이 (긴축을 강조하는) 수사법을 구사하지만 성장 정책과 정부 지출을 확대하는 쪽에 마음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기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도 6일 “유럽 경제를 위해 성장 협약을 만드는 데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내 민심을 보면 메르켈이 ‘긴축 우선 철학’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독일 여론과 투자 전문가들은 긴축에서 성장으로 정책적 방점을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긴축을 통해 체질을 개선 중인 그리스 등 재정위기 국가에 ‘방만한 지출을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자칫 남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재확산될 수 있다. 유럽 내 재정위기국 구제를 위해 자신들이 낸 세금 2100억 유로(약 310조원)가 투입되는 것을 지켜본 독일인들에게 더 이상 인내를 요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결국 메르켈은 ‘긴축’ 노선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내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재정적자 감축 목표기일을 다소 늦추고, 고용 등 반드시 필요한 부분의 지출을 보장하는 등의 중재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로 예정된 독·불 정상회담에서 어떤 분위기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유럽 내 정권교체 등에 따른 초반 판세가 정해질 것으로 본다. 또 13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지방선거에서 집권 기민당의 선전 여부도 메르켈의 입장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05-09 17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