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쟁점 동성결혼 합법화와 오바마의 고심

美대선쟁점 동성결혼 합법화와 오바마의 고심

입력 2012-05-08 00:00
수정 2012-05-08 08: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동성결혼 합법화는 미국 대선의 핵심 쟁점중 하나이다.

진보적 유권자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하지만 보수층은 반대하고 있고,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주(州)는 늘어가고 있지만 또 거꾸로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도 생겨나고 있다.

여론조사상 전체적인 찬반 여론도 나뉘어 있어 정치인으로서는 득표만을 놓고 볼 때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 6일 일요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운동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후 민감한 현안에 대한 바이든 부통령의 공개적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동성결혼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이후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진화하고 있다”(evolving)라고만 말해왔다.

‘진화’라는 말은 방향으로 따지자면 마음이 합법화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딱 부러지게 합법화를 하겠다고까지는 단언하지 않은 계산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바이든 부통령측은 바이든의 발언이 행여 “진화하고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보다 더 진전된 노선을 드러낸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급히 진화에 나섰다.

부통령실은 7일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게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오바마 재선캠페인 대변인팀도 “부통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유사한 발언을 해왔다”며 과도한 해석을 차단했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의 적극적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내에서는 “왜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느냐”라는 논쟁이 물밑에서 일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에 대해 씨름하고 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해왔다.

민주당내에서는 여론의 추이에 비춰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에 분명히 찬성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세 차례의 여론조사는 이 같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 전국민의 52%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하고 있고, 44%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선전략 차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에 분명한 찬성 입장을 밝히더라도 득표면에서 큰 이득이 없다는 분석이 많다.

비록 동성결혼 합법화 여론이 다수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지지를 반드시 획득해야 할 계층들이 합법화 문제에 유보적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중 한 축인 흑인 유권자들은 지난해 워싱턴포스트-ABC 조사에서 절반 이상인 55%가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자칫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일 수도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가 8일 예정하고 있는 동성결혼 금지 헌법수정안 표결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언급을 삼가고 있는 것도 이 문제에 대한 오바마팀의 고심을 읽게하는 대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치 지향성과 대선 득표 전략간의 충돌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더욱 관심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마도 오바마 대통령의 ‘진화’에 대한 최종적인 종착지가 오는 11월 대선까지는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