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미국行 성사될까

천광청 미국行 성사될까

입력 2012-05-04 00:00
수정 2012-05-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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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도권 속 사태 장기화 전망

가택연금 상태에서 미국 대사관으로 탈출이라는 ‘인권 드라마’를 연출한 시각장애인 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이 고국 체류 뜻을 번복하고 뒤늦게 요구한 미국행이 성사될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적 판세는 이미 천 변호사와 그를 지원하는 미국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중국의 주권이 닿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인 미국 대사관 문을 나서는 순간 사태 해결의 주도권은 천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한 중국에 넘어간 상태다.

현재로선 미·중 간에 천 변호사 사태가 극적인 계기를 맞아 단기간에 수습되기는 어렵다는 비관론이 설득력을 얻는 모양새다.

애초 천 변호사의 ‘안전한 국내 체류’를 약속한 중국이 ‘인권 탄압국’임을 자인하면서 조기에 천 변호사를 미국으로 보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이 천 변호사를 한 때 공관에 보호해준 미국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도 천 변호사의 조기 미국행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따라서 천 변호사가 미국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비스티와 통화에서 “간절한 바람은 나와 가족이 힐러리 클린턴의 비행기로 미국을 향해 떠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런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4일 끝나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이어 후속 협의를 통해 천 변호사의 출국 허용을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중국은 다른 민감한 외교 사안에서도 그랬듯 전형적인 시간끌기식 로키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중론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처지가 곤란해진 미국이 중국에 천광청의 미국행을 요구하는 요구를 거듭하겠지만 중국이 조만간 이를 들어준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국이 형식적으로는 천 변호사의 가택 연금을 풀고 어느 정도의 운신 폭을 주되 실질적으로는 대외 발언, 외부 접촉 등 행동을 통제해나가는 방식을 취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천광청의 변호사 리진쑹(李勁松)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산둥성의 폭력배 같은 관리들은 그를 더 박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단 낙관하면서도 “일상 생활의 자유는 보장받겠지만 자유롭게 인권보호 활동을 하는 것은 자유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은 많은 반체제 인사들을 관리해나가는 데 있어 이 같은 ‘유연한’ 대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일단 안가·가택 연금 같은 최대 수준의 통제를 취했다가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생기면 조금씩 숨통을 틔워 주면서 비난을 희석시키는 전략이다.

최근 사례를 보면 장기간 ‘실종’됐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또한 국제 사회의 비난 속에서 귀가해 외출 허용과 해외 언론 기고 같은 ‘부분적인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자택 주변을 24시간 CCTV와 사복 경찰을 통해 감시하는 것은 물론 모든 통신을 감청하는 등의 심리적, 물리적 압박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새장 속의 자유’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그러나 미 의회에서 구명을 호소하는 천 변호사의 육성이 전화로 울려 퍼지는 등 이번 사건이 국제사회에 끼친 파장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중국도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성향의 중문 사이트 보쉰닷컴에 따르면 천 변호사가 입원한 베이징 차오양(朝陽)병원은 현재 많은 사복경찰로 포위돼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천 변호사가 병실에서 CNN 기자와 만나 미국행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미국 의원과 통화까지 했다는 것은 중국 또한 국제사회의 시선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처럼 뜨거운 관심이 된 통제 대상 인물이 수시로 외부와 연락을 주고 받는 사례는 예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일단 이번 사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어느 정도 잦아든 뒤에 미국과 중국이 천 변호사의 의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합의점을 찾아나갈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천 변호사가 수차례 미국행을 희망하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국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망명’이라는 표현을 적극 자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정세 판단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천 변호사가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되더라도 중국은 천 변호사의 일부 가족들을 중국에 남겨두는 방식으로 천 변호사의 자유로운 미국 내 활동을 통제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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