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시리아 내전으로 유적지 파괴 심각

시리아 내전으로 유적지 파괴 심각

입력 2012-05-02 00:00
업데이트 2012-05-02 11: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시리아의 내전 상태가 계속되면서 유서깊은 문화 유적과 유물들이 파괴되고 약탈당하고 있다.

세계적인 중세 성채 유적인 크락 데 슈발리에(기사들의 성)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900년 전 십자군에 맞섰던 이슬람 세계의 영웅 살라딘의 포위 공격을 버텨냈던 이 성은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십자군의 성채이다.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던 이 성채는 시리아에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보석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랬던 이 성도 시리아의 혼란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최근 일단의 무장괴한들은 이 성에 침입해 직원들을 몰아내고 성채 안의 귀중한 유물들을 약탈하기 시작했다고 시리아 정부관계자는 밝혔다.

시리아의 일부 중요 유적지들은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에서 집중되는 포격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미 많은 이슬람 사원들과 기독교교회 및 야외시장 유적들이 반군 거점을 공격하기위한 정부군의 포격으로 파괴됐다.

또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군기지로 전용되고 있는 유적들도 많아 고고학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12세기 유적인 알 마디크 성채는 지난 3월 포격을 받아 화염과 연기 기둥이 치솟아오르고 성벽에 구멍이 뚫리는 어처구니 없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랐다.

현지 활동가들은 정부군 탱크가 나중에 이 성에 진입했다고 전했으며 출입구를 넓히기 위해 불도저가 성벽 일부를 밀어내는 사진도 공개됐다.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유적 파괴와 약탈의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시리아가 전문가들로 구성한 한 조사반은 몇몇 사례의 경우 정부군이 직접 유적지를 포격하고 약탈을 묵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시리아를 몇차례 현지 조사한 스페인 고고학자 로드리고 마르틴은 정부가 직접 유적지를 파괴한 몇몇 사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적 파괴 상황은 2003년 미군의 공격으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체제가 붕괴되면서 바그다드의 주요 박물관들이 약탈당한 사례를 연상시키고 있다.

동서문화의 갈림길에 있는 시리아는 수천 년에 걸친 고고학적 유물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 나라의 수도 다마스쿠스는 세계 모든 도시 중 고대로 부터 현재까지 계속 도시로 존속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도시로 손꼽힌다.

고고학자들은 이 나라에서 5천 년 전 청동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도시들을 발굴했으며 곳곳에 아직 발굴되지 않은 고대 유적을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언덕과 설화를 간직한 장소들이 많다.

마르틴은 시리아에서 벌이지고 있는 유적지 파괴는 “인류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불태우는 것과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리아가 간직한 수많은 귀중한 고대 유적들은 이 나라에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주 요인이 돼 2010년에는 1년 사이 40%나 늘어난 85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지만 요즘은 관광객들의 발길도 완전히 끊겼다.

시리아 최고의 관광지인 2천년 된 고대 오아시스 사막도시 팔미라의 웅장한 건축물들을 찾는 관광객들 조차 찾아볼 수 없다.

정부군은 최근 이 유적지 일대를 에워싸고 한 성채에 군 부대 기지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