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필리핀 안보회담… 中견제 ‘이심전심’

美·필리핀 안보회담… 中견제 ‘이심전심’

입력 2012-05-02 00:00
수정 2012-05-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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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장관 “해상안보 공조”… 필리핀, 對美 의존 행보 가속화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의 스카버러 숄(중국명 黃巖島·황옌다오)의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필리핀이 결국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아시아 중시정책을 쓰고 있는 미국도 필리핀의 구호 요청에 화답하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양국 국방·외교장관이 참여한 안보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등에서의 해상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2+2 회담’을 가진 것은 처음으로,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를 유지하는 데 공동의 이해를 확인했다는 점에 이날 회담의 방점이 찍혀 있다. 미국과 필리핀이 해상안보 공조를 통해 중국의 영역 확장에 제동을 걸겠다고 천명한 셈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한 다자 간의 평화적 외교절차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2+2 회담은) 양국 공조의 새로운 장을 쓰게 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스카버러 숄 사태에 우려를 표명한 뒤 “워싱턴은 영유권 분쟁 당사국 간에 어느 쪽도 편들지 않지만 평화와 안정, 항해의 자유를 유지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중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영유권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위협이나 무력 사용에는 반대한다.”고도 했다.

회담에서 알베르토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은 미국과 국제 사회가 필리핀이 최소한의 해상 방어태세를 갖추도록 도와 줄 것을 호소하면서 “필리핀군의 열악한 상황을 묘사한 외신 보도에 마음이 아프지만 더 고통스러운 건 그러한 보도가 사실이라는 것”이라며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읍소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날 합의가 지난주 난사군도 일대 해역에서 양국이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필리핀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 주둔 미군의 확대 방침도 같은 취지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노골적인 팽창 정책으로 필리핀의 대미(對美) 의존과 친미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2-05-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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