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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계파갈등 위협 “中, 천광청 美망명 가닥”

안정·계파갈등 위협 “中, 천광청 美망명 가닥”

입력 2012-05-02 00:00
업데이트 2012-05-0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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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공안관계자 급파 천 변호사 요구 파악중

중국이 탈출한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을 서둘러 미국에 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중국은 민정부(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외교부, 국가계획생육위원회(1가구1자녀 계획 관리 기구), 공안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을 베이징 미 대사관으로 급파해 천 변호사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그를 미국으로 보내기 위한 중국 정부의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천 변호사가 중국에 남을 경우 중국 내 인권 변호사들의 활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공산당의 안정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당내 계파갈등의 불쏘시개로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개혁파는 이번 사건을 빌미로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는 반면 역으로 ‘중국이 소란스러워진 위기를 틈타 미국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의 좌파 선전이 득세할 경우 보시라이(薄熙來) 스캔들로 고지를 점한 개혁파들의 입지가 위축될 수도 있다.

미국 측으로서도 천 변호사의 미국 망명을 서두르는 게 최선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천광청 사건을 인권 중시 원칙에 따라 해결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중국 상황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 측과 만날 때마다 인권문제가 제기된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는 자유와 인권에 대한 우리의 신념과 일치하는 데다 중국이 체제 자유화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날 천광청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이번에 베이징 경제전략대화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클린턴 장관은 “건설적인 관계라면 인권 문제처럼 서로 의견이 다른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권 문제를 포함해 양국의 모든 현안을 경제전략대화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인들의 자유는 미국이 크게 우려하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3일 예정된 베이징 경제전략대화에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위안화 절상 등을 압박하는 한편 이란·시리아·북한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조를 요구하려고 오래 전부터 별러 왔다. 하지만 천광청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런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는 눈치다.

워싱턴 김상연·베이징 주현진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5-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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