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 삼성가 분쟁에 비판적 시각

해외 언론, 삼성가 분쟁에 비판적 시각

입력 2012-04-26 00:00
수정 2012-04-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통속적 연속극보다 더해..분쟁 악화 전망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 등 해외 언론이 삼성가(家)의 상속 분쟁을 비판적 시각으로 보도했다.

NYT는 25일(현지시간) 삼성가의 상속 분쟁을 소개하면서 평소 과묵하고 말 수가 적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소송을 제기한 형제들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등 평소와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회장이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을 ‘집안에서 퇴출당했고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제사를 자식의 가장 큰 의무로 여기는 유교 사회에서 나올 수 있는 장자에 대한 최악의 발언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NYT는 또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북한 정권과 비교했다.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이 형인 김정남을 제치고 권력을 차지했듯이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전 회장의 3남인 이 회장도 형인 이맹희 씨를 밀어내고 경영권을 승계했다는 것이다.

NYT는 삼성그룹의 계열사 직원이 범 삼성가인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도 소개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맹희 씨의 아들이다.

‘한국에서 비즈니스 하는 법(Doing Business in Korea)’이라는 책을 쓴 토머스 코이너는 “삼성가의 행태는 한국의 통속적인 연속극(Korea soap operas)보다 심하다”고 NYT에 말했다.

FT는 삼성가의 분쟁이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 손해를 주거나 삼성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삼성에 명예스러운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FT는 돈 문제가 얽히면 가족들이 가까워질 수 없다는 격언을 소개하면서 족벌 체제 경영이 이뤄지는 한국 재벌가에서는 이런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예전에 부인 빼고는 모든 것을 바꾸라고 직원들에게 개혁을 요구했던 이 회장이 돈 앞에서는 어린애가 됐다면서 이것이 세계 최고(world’s top class)냐?’라고 반문했다고 FT는 소개했다.

WSJ도 온라인판에서 이 회장과 이맹희 씨의 분쟁이 중단될 기미가 없어 앞으로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