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영화, 일시적 행복감 높여줘

슬픈 영화, 일시적 행복감 높여줘

입력 2012-03-27 00:00
수정 2012-03-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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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타이타닉’ 같은 비극적인 영화에 빠져드는 까닭은 뜻밖에도 이런 슬픈 내용이 사람들을 잠시나마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6일 보도했다.

미국 오하이오 스테이트대학(OSU) 연구진은 사람들이 비극적인 영화를 즐겨보는 것은 영화가 자신의 현실 속 애정관계를 생각하게 만들고 이에 따라 행복감을 증진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커뮤니케이션 리서치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슬픈 영화를 보는 부정적인 경험이 자신의 삶에서 긍정적인 측면에 주의를 돌리게 함으로써 단기간이나마 행복감을 증진시켜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왜 자신을 슬프게 만드는 비극적인 허구를 즐기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최초의 것에 속한다.

연구진은 “비극적인 이야기는 종종 영원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를 본 관객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고 자기가 얼마나 행복한지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행복감의 핵심은 관객이 영화를 보고난 뒤 자신의 애정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많이 생각할수록 행복감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내 삶은 주인공들만큼 나쁘진 않아” 따위의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행복감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쟁으로 헤어지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두 연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어톤먼트’를 대학생 361명에게 보여주고 영화 상영 전과 후, 그리고 상영 중 3차례 그들의 행복감을 측정하는 설문을 실시했다.

영화를 본 뒤 피실험자들은 영화를 얼마나 즐겼는지, 영화 때문에 자신을 얼마나 돌아보게 됐는지, 삶의 목표와 애정관계, 전반적인 행복도 등의 설문에 대답했다. 피실험자들은 전반적으로 삶에서 큰 행복의 원천은 애정관계에서 온다고 대답했다.

연구진은 어째서 영화를 보고 슬퍼져야만 자신의 삶 속 관계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부정적인 기분이 사람을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심리학 연구를 적용했다.

즉 긍정적인 감정은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걱정할 일이나 문젯거리가 없다는 일반적인 신호이지만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자신의 상황을 더욱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비극적인 영화는 보는 사람을 슬프게 만들기도 하지만 자신과 가까운 애정관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소중하게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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