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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inside] 中보시라이 해임 이후… 빨라지는 공청단 권력개편

[Weekend inside] 中보시라이 해임 이후… 빨라지는 공청단 권력개편

입력 2012-03-17 00:00
업데이트 2012-03-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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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나선 ‘후·원 결의’ 보 前서기 흔적 지우기 속도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서기 해임 처리 과정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사건을 종결 지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후·원 투톱 체제’가 새삼 조명받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과 태자당(혁명 원로 및 고위 관료 자제 그룹)으로부터 휘둘리는 ‘나약한 리더십’으로 규정돼 온 이미지를 단번에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홍콩·타이완 등 중화권 언론들은 16일 보 서기가 해임 처리된 데에는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보시라이가 기자회견을 열고 ‘왕리쥔(王立軍) 사건’이 마치 자신의 반대파가 자신을 겨냥한 것과 연관이 있는 듯 성토하면서 충칭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 부분이 후 주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결단의 핵심에는 후 주석이 있었고, 원 총리가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 자리를 이용해 ‘문화대혁명 재현의 위험’에 빗대 보 서기를 질책하며 측면 지원했다는 것이다. 앞서 전인대 기간 중 후 주석이 왕리쥔을 반역자로 규정한 소식이 전해진 것을 두고 보 서기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막후조율 원칙 깨고 보서기 비판 ‘이례적 강수’

특히 후·원 두 사람이 막후 조율 원칙을 깨고 충칭과 보시라이를 지목해 비판하고 나아가 그의 해임을 전격 발표한 것은 이들이 정권교체를 앞두고 파벌 경쟁에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2006년 후·원 체제에 도전했던 장쩌민 계열의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서기도 부정부패 혐의로 감옥에 보내진 바 있다. 강력한 ‘권력 투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보의 흔적도 그의 해임과 함께 빠른 속도로 지워지고 있다. 충칭지역 위성방송은 지난 15일 밤 보 서기의 해임을 전한 7시 주요뉴스가 끝나자마자 지난 1년여간 중단했던 상업광고를 전격 재개했다. ‘홍색 캠페인’이 절정을 향해 달리던 지난해 3월 보 전 서기는 내친 김에 충칭 지역 방송에 대해 공익성을 내세운 ‘홍색 채널’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상업광고를 끊어 버렸다. 지난 9일 전인대에서 건재를 과시하며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상업광고를 재개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으나 광고가 다시 등장한 것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을 앞세워 후·원을 비판하고 보시라이를 찬양했던 좌파 사이트인 오유지향(烏有之鄕)은 해임과 동시에 폐쇄됐다.

신화통신이 15일 보도한 전인대 충칭 대표단의 귀환 사진과 보 서기의 해임을 발표한 리위안차오(李源朝) 중앙조직부장의 충칭시위원회 주재 회의 사진에서 관례와 달리 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두고 그가 여전히 베이징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설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3일 양회 참석차 도착한 충칭단 일행의 기념 사진에서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가 진작부터 베이징으로 올리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보서기에 ‘해임’ 표현 안써… 연착륙 가능성도

당초 왕리쥔(王立軍) 전 부시장으로부터 부패혐의를 조사받은 것으로 전해진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대한 중앙 조사설도 나온다.

다만 전날 리 부장이 왕리쥔에 대해선 ‘해임’이라는 표현을 구사한 반면, 보 전 서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충칭 서기직을 맡도록 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지를 남긴 점에서 보가 ‘연착륙’할 것이란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3-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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