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향수제작자 겔랑, 인종차별 발언으로 재판

佛 향수제작자 겔랑, 인종차별 발언으로 재판

입력 2012-02-10 00:00
수정 2012-02-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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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화장품 업체 ‘겔랑’의 향수 제작자인 장 폴 겔랑(75)이 인터뷰 도중 한 인종 모욕성 발언으로 9일(현지시간) 법정에 섰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겔랑은 지난 2010년 한 TV 인터뷰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니그로(프랑스어 negre)’를 언급했다.

그가 제작한 삼사라 향수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번만은 니그로처럼 일했다. 니그로가 늘 이런 식으로 일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라고 말한 것.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즉각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겔랑 상점 밖에는 시위대가 몰려들었고, 겔랑과 그 모회사인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제품 불매운동도 벌어졌다.

반(反) 인종주의 차별 단체인 ‘인종차별 반대 및 친선운동(MRAP)’은 이 발언이 “프랑스 사회에 인종주의가 여전히 일상적으로 스며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겔랑은 인터뷰 직후 성명을 내고 “나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상처받았을 모든 이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발언이 “나의 진실한 생각을 나타내는 것은 전혀 아니며 단지 말실수였다”고 변명했지만, 그럼에도 분노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사측은 겔랑의 발언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그가 지난 1996년 이후 더는 회사의 주주가 아니며 2002년 이후로는 급여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겔랑은 징역 6개월과 2만2천500유로(한화 약 3천35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겔랑은 지난 1959년 무려 3천가지의 미묘하게 다른 향을 분별해내는 능력을 인정받아 그의 조부인 장 자크 겔랑으로부터 향수 사업을 물려받았다.

이후 그는 삼사라, 나에마, 자르뎅 드 바가텔과 같은 유명 향수를 제작하며 20세기 가장 위대한 후각을 지닌 인물로 인정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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