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WTO 가입,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러’ WTO 가입,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입력 2011-12-17 00:00
업데이트 2011-12-1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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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평균 3.1% 포인트 인하..서비스 분야 진출 제한도 대폭 완화향후 15~20년 매년 1% 포인트 성장 이익..”得보다 失 클 것” 우려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러시아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 보다 긴밀하게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와 각종 규제 장벽이 낮아지거나 제거됨으로써 대외 교역이 늘고 외국인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 기업 진출을 통한 경쟁 강화로 러시아 산업과 경제가 질적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 WTO 가입에 따른 변화 = 러시아의 평균 상품 수입 관세율이 현행 10.3%에서 7.2%로 낮아지게 된다. 평균 3.1% 포인트의 관세율 인하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외국의 대러 수출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러시아내에서의 경쟁력이 커짐을 의미한다.

공산품 관세율은 지금의 9.4%에서 6.4%로 낮아지고, 농산품 관세율은 15.6%에서 11.3%로 내려간다.

우선 2008~2009년 국제 경제위기 당시 러시아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높였던 관세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다. 승용차의 경우 현재 30%인 관세율이 2015년까지 25%로 인하되고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15%까지 내려간다.

한편 정보 기술 관련 제품에 대한 관세는 3년 내에 폐지되고, 가전제품 관세율은 현재 평균 15%에서 7~9%로 낮아진다. 또 의약품 관세율은 현행 5~15%에서 5~6.5%로 인하되고 화학제품 관세율도 10%에서 5~6.5%로 줄어든다.

관세율 인하 이행 기간은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2~3년 정도이며 민감한 상품은 5~7년이 적용된다.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 분야의 문호도 크게 확대된다.

통신ㆍ 보험ㆍ 은행ㆍ 운송ㆍ 유통 등 모두 11개 서비스 부문의 155개 하위 부문 가운데 116개 부문에서 진출 제한 폐지나 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보험 부문을 보면 현재 49%인 외국인 지분 한도를 WTO 가입 후 51%로 높이고 5년 내에 한도 자체를 폐지키로 했다. 보험 부문 전체에서 외국인에 허용되는 지분도 현행 25%에서 50%까지 확대키로 했다.

통신 부문의 경우 현재 49%인 외국인 지분 한도가 WTO 가입 4년 후 폐지되고, 유통 부문의 도소매 및 프랜차이즈 분야에서도 100% 외국인 소유회사 설립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급되던 보조금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키로 했다. 농업 부문의 수출 보조금을 폐지하고 무역 왜곡 보조금 상한액을 2012년 기준 90억 달러에서 2018년 44억 달러로 낮추기로 했다.

제조업 부문에서도 수출이나 국산품 사용을 유도하는 보조금을 폐지하는 한편 러시아가 취한 보조금 관련 조치를 WTO 보조금 위원회에 통보할 의무를 지게 된다.

◇ WTO 가입 의미 = 러시아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20년 만에 세계 경제로 더욱 긴밀하게 통합된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러시아 상품의 세계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는 한편 국내 경제가 대외적으로 더 많이 개방되고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함으로써 러시아가 산업과 경제가 질적 도약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WTO 가입은 또 조만간 이뤄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함께 각종 규제 완화, 법치 강화, 투명성 제고 등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도 기여해 외국과의 교역이 확대되고 외국인 투자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은 WTO 가입으로 러시아 경제 규모가 중기적으로 약 3.3% 정도 커지고, 장기적으론 11%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투자은행 ‘르네상스 캐피털’은 러시아 경제가 향후 15~20년 동안 매년 1% 포인트 성장 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세계적 기업들이 러시아 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데 자신들의 영향력을 활용할 경우 러시아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2008~2009년 국제경제 위기 당시 일련의 보호주의 조치를 취했다. 수입차와 농업 기계, 석유화학제품 등에 대한 관세를 크게 높였다. WTO 가입으로 이 같은 보호주의 조치를 완전히 철폐하거나 완화시켜야 할 처지다.

금융 시장 특히 소매분야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베르방크, VTB 은행 같은 대형 은행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중소규모 은행들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시사잡지 ‘엑스페르트(Expert)’는 WTO 가입으로 국내 회사들이 얻는 이익은 230억 달러 정도인데 반해 900억 달러 규모의 국내 시장을 외국 회사들에 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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