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이번엔 ‘구타 도가니’ 파문

美대학, 이번엔 ‘구타 도가니’ 파문

입력 2011-12-17 00:00
업데이트 2011-12-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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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미식축구팀 내 아동 성폭행 사건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플로리다농공대(FAMU) 마칭밴드부 내에서 구타로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대학 밴드부인 ‘마칭밴드 100’에서는 혹독한 신입생 신고식을 비롯해 하급생 집합과 얼차려, 집단 구타 등 미국 대학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가혹행위가 ‘전통’이란 미명 아래 반세기 넘게 존속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밴드부 내에서 집단 괴롭힘이 만연하다는 사실은 지난달 19일 하급생 로버트 챔피언(26)이 올랜도 숙소 앞에 주차돼 있던 밴드부 버스 안에서 숨진 사건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밴드부 학생들이 입을 열지 않아 사건의 진상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으나 언론은 챔피언이 버스 안에서 밴드부의 구습인 구타 의식을 치르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다시 하급생들이 집단 구타를 당해 신장 파열 등 장기가 손상되는 끔찍한 사건이 터져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경찰이 지난 10월에도 이 밴드부에서 집단 구타로 한 여학생의 다리가 부러졌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제임스 해리스 등 상급생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구속된 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을 상대로 밴드부 내 조지아주 출신들 간의 구타 의식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 당국은 밴드부 내 가혹행위가 만연한 사실을 알고도 퇴교 등 적절한 제재 조치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수수방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공연을 해온 밴드부가 학교 명예를 드높이는 오랜 상징이란 이유에서였다.

이번 사건은 학교의 명예 때문에 미식축구팀 코치가 수많은 아동을 성폭행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사건과 흡사하다.

미국 언론은 잇단 대학 내 폭력 사건을 계기로 대학스포츠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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