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람선 침몰 참사에도 영웅은 있었다

러’ 유람선 침몰 참사에도 영웅은 있었다

입력 2011-07-13 00:00
업데이트 2011-07-1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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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유람선 선장과 승조원, 폭풍우 속 70여명 구출



비극적 참사에도 영웅은 있었다.

10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볼가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불가리야’호 침몰 사고에서 200여 명의 탑승자 가운데 70여 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은 사고 현장 부근을 지나던 다른 유람선 선장과 관광객들의 신속한 대처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는 12일 유람선 ‘아라벨라’호 선장 로만 리잘린(30)과 승객들의 발 빠른 조치로 ‘불가리야’호의 많은 승객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번개와 폭풍이 몰아치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리잘린은 MK와의 인터뷰에서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아라벨라호 승조원들이 모든 지시를 정확히 이행하고 배 위에 타고 있던 관광객들도 하나같이 지원에 나선 덕분에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수십 명의 목숨을 살린 영웅이었지만 말수는 적었다.

그는 사고 원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구조된 불가리야호 승객들을 통해 처음에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던 유람선이 강한 바람에 뒤집어졌다는 증언을 들었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은 조사위원회가 밝힐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오히려 아라벨라호에 탔던 승객들이 더 적극적으로 선장을 치켜세웠다. 아라벨라의 승객 스베틀라나는 “리잘린 선장과 승조원들의 노련함과 전문성 덕에 많은 사람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베틀라나는 “사람들이 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으며 어떤 이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럴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우리 배의 승조원들이 즉각 물 위로 4개의 구명보트와 1개의 모터선을 내려 보냈고 이 배들이 사고 현장을 돌며 사람들을 물속에서 건져 올렸다”고 증언했다.

아라벨라호의 승객들은 또 심리적 쇼크 상태에 빠진 불가리야호 승객들을 자신들의 선실로 데려가 차를 마시게 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고 스베틀라나는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는 77명에 달했다. 2명은 스스로 헤엄쳐 강가로 나오는 바람에 참사를 면할 수 있었다. 200여명의 승객 가운데 79명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것이다.

아라벨라호의 영웅적 행동과는 달리 사고 현장을 모른 체 지나친 배도 2척이나 있었다. 이 선박들은 침몰한 불가리야호 승객들이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애타게 구조 요청을 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운항을 계속했다고 생존자들은 주장했다.

이고리 레비틴 러시아 교통부 장관은 침몰 현장 인근을 지나면서도 구조에 나서지 않은 선박 2척의 선장에 대해 가장 엄격한 징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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