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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리치던 푸틴 ‘對테러 정책’ 실패로

큰소리치던 푸틴 ‘對테러 정책’ 실패로

입력 2011-01-26 00:00
업데이트 2011-01-26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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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모스크바 공항 폭탄테러 최소 35명 사망·180명 부상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사망자 수가 35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만도 18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원 치료 중인 부상자 87명 가운데 48명은 부상 정도가 심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리아노보스티, 인테르팍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5명에는 영국인 2명, 독일인 1명 등 외국인 6명도 포함돼 있으나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모데도보 공항은 연간 2000만명이 이용하는 모스크바 최대 국제 공항이다. 2004년 8월 24일 이 공항의 여객기 2대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90명이 사망했다. 당시 체첸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옷이 피범벅이 된 채 구조된 한 남성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날아가 버렸다.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다.”며 끔찍했던 순간을 전했다. 폭발 직후 공항 내부가 짙은 연기로 가득 차 시신 수습조차 쉽지 않았던 공항은 25일 현재 정상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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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용의자의 신원이나 배후 세력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아랍 계통의 외모를 한 30~35세 정도 남성의 머리가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하원 안보위원회 부위원장 마고메드 바하예프는 “(캅카스 산맥 북쪽의) 북 캅카스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 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과 잉구셰티야 공화국 등에서 러시아 특수부대가 수행하고 있는 대테러전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공항 테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으며 경찰이 이날 오전 모스크바 교외에서 테러 기도자들을 추적 중이었다.

이번 테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지 10개월 만에 수도에서 발생했고, 국내외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외국인 사상자까지 나와 러시아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러시아 대테러위원회는 공항 측의 소홀한 보안 체계를 질타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 테러 직후 “테러집단을 색출해 말살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했던 푸틴 총리로서는 난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을 앞두고 벌어졌다. 2014년 동계올림픽, 2018년 월드컵 개최도 예정돼 있다. 국내적으로는 연말 총선과 내년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1-01-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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