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한국 고령화따른 의보 문제 집중 소개

WHO, 한국 고령화따른 의보 문제 집중 소개

입력 2010-03-09 00:00
업데이트 2010-03-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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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이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에 직면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집중 소개했다.

WHO는 8일 발간된 3월 정기회보(Bulletin)에 올해 81살인 이양순씨, 그녀의 며느리 이인숙(52)씨와 딸 백수련(28)씨 등 3대가 겪은 서로 다른 보건의료 환경과 건강보험 체계를 소개하며 “지난 30년 동안 보건의료 분야의 복지 범위를 넓히는 데 많은 성과를 거둔 한국이 이제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 급증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세대인 이양순씨는 한국전쟁 이전 많은 여자들이 출산 중 사망하고 멀쩡하게 태어난 아이들도 까닭모르게 죽곤 하던 시절을 겪었지만, 20년 후인 1976년 의료보험제도(NHI.현 건강보험)가 도입돼 상황이 바뀌었다.

건강보험 가입 대상이 확대되면서 1989년엔 자영업자들까지 건강보험의 우산 속에 들어갔다. 또 인구의 약 3%에 달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호제도가 1977년에 시작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 30년 동안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64.8세에서 78.5세로 늘었고, 유아 사망률도 1977년에는 1천명 당 27명이던 것이 2007년에는 5.3명으로 줄었다.

시어머니와 달리 서울에서 요리학원 강사를 하는 며느리 이씨는 1983년과 1987년에 두 딸을 낳았지만,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고 매달 태아 정기검진도 받았다. 상황이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암환자를 비롯해 수술과 화학요법, 장기입원 등의 복합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개인의 의료비 부담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 건강보험 체계의 한계로 지적됐다.

이 글은 고관절 치환 수술을 받은 이양순씨의 치료비 중 50%를 가족이 부담했다며,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가운데 개인부담률이 가장 높아서 지난 2007년 현재 전체 의료비 지출의 36%를 환자 및 가족들이 직접 부담한다고 소개했다.

또 가계 소득의 무려 40% 이상을 의료비에 쓰는 가정이 지난 2007년 약 3%에 달했다.

현재 1인당 의료비 총액은 연 1천688달러로 OECD 평균 2천984달러보다 낮지만, 의료비 지출이 매년 8.7%씩 증가하고 있어서 다른 회원국들보다 빠르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 글은 의료비 지출 규모가 1990년 24억 달러였던 것이 2008년 290억 달러로 무려 10배 이상 뛰었다는 건강보험공단의 통계치를 인용하면서, 과잉진료와 처방에 대한 엄격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글은 또 2018년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한국이 2050년에는 의료비 지출 규모에 있어서 일본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며 3대인 백씨 세대의 부담이 커질 것임을 예고하고, 건강보험 제도 개혁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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