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통근열차 충돌…최소 18명 사망

벨기에 통근열차 충돌…최소 18명 사망

입력 2010-02-16 00:00
업데이트 201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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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교외에서 15일 오전 출근시간대에 마주 달리던 통근열차끼리 정면 충돌해 최소한 18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이 사고로 브뤼셀과 파리,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고속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서유럽 일대의 철도 교통이 대혼선을 빚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 남서부 키브랭을 출발해 동부 리에주로 향하던 열차와 브뤼셀 동부 뢰벤을 출발해 남부 브레느-르-콩트로 운행하던 열차가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께 브뤼셀 남서쪽 할레 시(市)의 바위징엔역에 들어서다 정면 충돌했다.

플랑드르(네덜란드어권) 지방 위기센터는 현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최소한 18명이 사망했고, 30명의 생존자들이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상태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경우를 합하면 부상자는 50여명에 이른다.

위기센터에 따르면 입원 중인 생존자들 중 3~4명은 매우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플레미시 브라반트주(州) 로데비즈크 드 비테 지사는 사고원인과 관련, “열차 한 대가 정지신호를 미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으로도 이번 사고는 지난 1954년 루벤 인근에서 20명의 축구팬이 사망하고 40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 이후 56년만에 최악의 열차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날부터 눈이 계속 내리는 가운데 월요일 아침 발생한 이 사고로 한 열차는 전면 객차 1량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고, 맞은 편 열차도 크게 파손된 채 탈선했다.

또 충돌 당시 충격으로 두 열차의 동체가 선로 위로 솟아 오르면서 상부의 송전선도 망가졌다.

목격자들은 충돌로 인해 맨 앞 열차에 탄 승객들이 주로 목숨을 잃었고, 몇몇 사람들은 팔다리가 절단된 채 숨졌다고 전했다. 또 일부 승객은 부서진 객차 안에 몸이 끼인 채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이 사고로 브뤼셀과 할레 지역을 잇는 노선의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또 유럽 인근국가에서 브뤼셀을 거쳐 운행되는 국제 열차편들도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본부와 산하기구 직원들도 상당수 지각 또는 결근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로스타는 웹사이트를 통해 유럽 다른 지역에서 브뤼셀을 오가는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으며,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 간 철도운송업체인 탈리스도 파리와 브뤼셀, 암스테르담을 잇는 모든 열차의 운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탈리스는 파리-브뤼셀 노선에 매일 왕복 25편을 운행하고 있고, 암스테르담-브뤼셀 노선 7편과 벨기에-독일 쾰른 노선 6편을 운행한다.

벨기에 국영 철도회사인 SNCB 측은 사고의 원인을 섣불리 추측하기보다는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브 레테름 벨기에 총리는 이날 코소보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수습을 위해 급히 귀국했다

앞서 벨기에에서는 지난 2001년 브뤼셀 동부에서 여객열차 2대가 정면 충돌해 8명이 사망했고, 지난 2008년에는 브뤼셀 교외에서 여객열차가 화물열차와 충돌해 40여명이 다쳤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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