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코미디언 조던 필레의 감독 데뷔작인 ‘겟 아웃’은 흑백 커플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종 차별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머와 풍자, 서스펜스 등을 절묘하게 녹여 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흑인 청년이 백인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으며 벌어지는 상황을 그려 지역 정서를 코미디로 비튼 한국 영화 ‘위험한 상견례’ 느낌이 나기도 한다. 지난 2월 북미 개봉 이후 제작비(450만 달러)의 50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겟 아웃’은 그러나, 국내 개봉을 앞두고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감독과 출연진, 또 너무나 미국적인 소재라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 않았던 것. 반대로 흥행이 점쳐진 ‘불한당’(누적 관객 58만 9915명)과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 ‘아서왕:제왕의 검’(32만 9895명)이 부진하며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