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깡철이’로 돌아온 충무로의 젊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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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유아인<br>박지환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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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청춘, 거친 반항아…. 많은 이들은 그를 그렇게 수식한다. 충무로의 ‘젊은 피’ 유아인(27). 하지만 정작 그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숙종을 연기하면서 얻은 섹시한 매력남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웃었다. 2일 개봉하는 영화 ‘깡철이’로 스크린에 컴백한 유아인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반항아적 이미지로 20대 대표 배우가 된 유아인. 전작인 영화 ‘완득이’와 ‘깡철이’는 제목부터 모든 것이 다르다고 강조한 그는 “이 순간 뿜어내는 에너지로 최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했다.<br>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0대 배우가 숙종을 연기한다는 자체가 참 용감했던 것 같아요. 대중이 나를 지겨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캐릭터였죠. 물론 옴므파탈 같은 매력이 있는 역할이었지만 최고 권력자가 외롭고 소외당하고 고립돼 있고 쓸쓸한 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2005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그는 초기부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반항아 이미지로 소비됐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역할 역시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였다.

“원래 비쳐지는 것 보다 더 반항아적 기질이 센 편이에요.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구요. 20대 초반에는 특히 기성 세대와 사회에 반발심이 많았어요. 그런 면이 배우로서 이미지화되면서 다른 남자 배우들이 백조라면 저 스스로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고 느낀 적도 많았어요. 그들과는 다르게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특성은 여타 꽃미남 배우들과 다른 그만의 개성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반항적인 눈빛의 비결을 물었더니 “사람이건 사물이건 똑바로 응시하는 편인데 그게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면서 “나의 남다른 성격이 차별성이 되어줘서 너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깡철이’에서 그는 이유 없는 반항보다는 삶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건강한 청년으로 나온다. 어떻게 보면 너무 착해서 밋밋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제가 요즘 착하게 살고 있지 않아서 그런 캐릭터에 끌렸는지도 몰라요. 작품을 고를 때 전략을 따지고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게 되니까요. 그래서 ‘성균관 스캔들’ 이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에 끌렸구요. 착하면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유아인이 하면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극중 강철은 치매로 아픈 엄마 순이(김해숙)와 사기당한 친구 때문에 삶의 위기에 처해도 힘들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깡’으로 뭉친 부산사나이다.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담백한 남자다움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강철이는 삶이 힘들어서 그 또래들이 부릴 수 있는 허세나 허풍을 부릴 여유조차 없거든요. 저는 두 눈을 부릅뜨고 거들먹거리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고통 속에서 나오는 남자다움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힘을 빼고 상황에만 집중하면서 과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20대 나이에 빨리 이룬 성공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간혹 그런 적도 있지만 성격적으로 날이 서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너무 남에게 의지하거나 스타 의식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라면서 “인기나 부와 명예, 나를 향한 박수 등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을 끌어안은 채 현혹되어 살고 싶지는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역시 평범치 않은 화술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그는 “평소 생각을 많이 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 SNS에 글을 잘못 올렸다가 역풍을 맞는 경우가 많은데 걱정이 되지는 않을까.

“원래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내 목소리로 말할 공간이 있고 주관이 있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SNS에 글을 올리는 겁니다. 연예인으로서 영향력을 좋은 방향으로 펼치고 싶기도 하구요. 저는 일단 확신을 가지고 신중하게 이야기하면 어떤 반응이 오건 개의치 않는 편이에요. 자기 확신이 있다면 누가 뭐래도 밀고 나가면 되고 혹시 실수가 있다면 인정을 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요?”

‘배우인 사람’ 말고 ‘사람인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아인.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배우하기 좋게 평범하고 부담 없이 생긴 얼굴”이라며 일명 ‘연예인 망언’ 대열에 동참했다.

인간을 다룬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고 리얼리티를 모든 작품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화려한 재벌 2세가 아닌 깡으로 버티는 동시대의 청년 강철을 택한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배우 유아인의 깡은 어느 정도일까.

“매순간이 다 깡으로 가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두려움이 많고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순전히 깡으로 버티고 있는 거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도, SNS를 하고 때론 인터넷 상에서 싸우는 것도 깡으로 버티는 거예요. 요즘 그게 많이 줄어들어서 슬프기는 하지만…. 앞으로 배우 생활도 깡으로 버텨나갈 겁니다(웃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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