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입국거부’

가수 이승철(48)의 일본 입국 거부와 관련해 독도 방문에 대한 표적성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승철은 현재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승철은 10일 오후 3시4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저도 송일국씨의 귀여운 세 쌍둥이 이름을 불러 봅니다! 대한 민국 만세~~!”란 글을 올렸다.

앞서 송일국은 지난 2012년 가수 김장훈과 함께 독도 수영 횡단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후 일본 외부차관은 송일국에 대해 “앞으로 일본에 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당시 송일국은 트위터에 “일본 외무차관 ‘송일국, 미안하지만 일본 못 온다’ 뭐라 할 말이 없네요...그냥 내 세 아들 이름이나 불러봅니다. ‘대한, 민국, 만세!’”란 글을 게재했다.

송일국이 세 쌍둥이의 이름인 대한 민국 만세를 부르며 자신의 행동이 떳떳했음과 일본 외무차관의 발언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처럼, 이승철 역시 송일국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세 쌍둥이 이름을 언급하며 당당함을 드러냈다.

앞서 이승철 소속사 진앤원뮤직웍스 측은 10일 공식자료를 통해 이승철이 지난 9일 오전 일본 현지 지인의 초대로 아시아나항공 편을 이용,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지만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국사무소에 4시간가량 억류됐다고 전했다.

진앤원뮤직웍스 측은 “당시 출입국사무소의 한 직원은 이승철 측이 입국을 거절당하고 대기시키는 이유를 묻자 ‘최근 언론에서 나온 것 때문’이라는 입장을 먼저 피력했다”며 “특히 아내 박현정씨를 함께 억류한 것에 대해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얼버무렸다”고 밝혔다.

이승철은 지난 8월14일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독도를 방문해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그날에’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진앤원뮤직웍스에 따르면 이승철이 억류 당시 일본 측의 부당한 처사를 문제 삼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돌연 독도 관련 언급을 슬그머니 감춘 가운데 “당신 유명한 가수 아니냐”며 20년 전 대마초 흡연 사실을 따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진앤원뮤직웍스 측은 “일본 출입국사무소는 애초부터 이승철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전 자료 조사’ 및 ‘표적 입국 거부’ 의혹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대마초 사건 이후 지난 20여 년간 일본을 15차례 입국하면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현지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활동에 어떠한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소속사 측은 설명했다. 과거 일본에서 대마 소지 혐의로 체포됐던 폴 매카트니 역시 지난 4월 공연 차 일본에 입국해 공연한 바 있다.

진앤원뮤직웍스 측은 “이승철에 대한 이 같은 일본 측 대응은 공교롭게도 독도에 입도해 독도 및 통일 캠페인을 벌인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의혹을 빚어낸다”라며 “일시 입국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무언의 경고를 해온 기존 사례와도 맞물린다”고 밝혔다.

진앤원뮤직웍스 관계자는 “표적 및 보복성 입국 거부로 받아들인다”며 “내 나라 내 땅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이런 식으로 문제 삼았다면 이에 굴복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에 재입국하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부당한 일에 적극 대처하고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승철은 1주일 간 예정됐던 일본 현지 일정을 중단하고 국내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 진앤원뮤직웍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