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역 방화범 검거’

28일 오전 10시 54분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들어서던 오금 방면 전동차 4번째 객차에서 한 남성이 인화물질을 가방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당시 전동차에는 37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객차 안에는 출장을 가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A씨가 있었고, 그는 즉시 객실 내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진화에 나섰다. 동시에 A씨는 “119에 신고해 달라”고 주변 승객들에게 외쳤고, 이에 다른 승객이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한 승객은 비상벨을 눌러 화재 발생 상황을 기관사에게 알렸다. 기관사는 전동차를 멈춰 세우고 출입문을 열고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안내 방송에 따라 1~5번째 칸에 타고 있던 승객 270여명은 곧바로 도곡역으로 대피했고, 아직 승강장에 진입하지 못한 6~9번째 칸에 타고 있던 승객 100여명은 선로를 따라 매봉역 방향으로 피했다.

또한 도곡역 역무실 직원들이 불을 끄는 동시에 종합관제센터에 사고 상황을 보고했으며, 다음 열차 운행을 중단시켰다. 소방당국도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했다.

이로써 지하철 승객 중 한 여성이 대피 도중 발목을 다친 것 이외에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대구지하철 참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며 “전동차 내장재가 불연 소재로 돼 있어 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권씨와 함께 불을 꺼준 승객들의 빠른 대처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방화 용의자 B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B 씨는 경찰조사에서 “15년 전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 피해를 입었는데 보상이 미미해 불을 지르고 자살로 억울함을 알리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03년 2월18일 대구 중구 남일동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는 김모(56)씨가 전동차 안에 불을 질러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대형 참사이다.

도곡역 방화범 검거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도곡역 방화범 검거, 황당하고 무서운 사건”, “도곡역 방화범 검거, 큰 피해가 없던 건 다행”, “도곡역 방화범 검거, 시민들이 발 빠르게 대처했네”, “도곡역 방화범 검거..정말 다행이다”, “도곡역 방화범 검거..정말 다행인 사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방송 캡처 (도곡역 방화범 검거)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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