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년 7개월 뒤 구 이등병은 기적같이 깨어났다. 처음엔 밤을 새워 간호하던 어머니와 눈으로 대화를 한다. 그러길 또 1년 만에 말문이 열렸다. 그러곤 자신은 구타를 당해 쓰러진 것이라면서 자신을 구타한 사람들의 이름을 폭로한다. 구 이등병은 구타의 장소나 목적,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당시 수사기록은 구 이등병의 진술과 엇갈린다. 제작진은 “군 수사당국이 당초 구 이등병의 뒤통수에 상처 흔적이 발견됐는데도 더이상 수사하지 않았던 점 등이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사기록에 주요 목격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진술도 오락가락하는 등 수사 기록 자체에 대한 의문도 증폭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이 사건은 구타에서 비롯됐을까, 아니면 자연 뇌출혈에 따른 결과일까. 사건의 진실 규명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실체적인 진실을 파헤쳐 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