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엄마, 힘내세요’ KBS 1TV 27일부터 방영

갑작스러운 불행은 늘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윤진희(43)씨에게도 그랬다. 세 딸을 키우는 평범한 엄마로 살아가던 진희씨는 6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온실 속 화초와도 같았던 진희씨는 세 딸을 위해 질기고 강한 잡초가 돼야 했다. 27일부터 31일까지 KBS 1TV에서 오전 7시 50분 방영되는 ‘인간극장’의 ‘엄마 힘내세요’ 편은 초보 장사꾼이 된 진희씨와 엄마를 응원하는 세 딸의 뭉클한 가족애를 카메라에 담는다.

27일부터 방영되는 KBS 1TV 인간극장 ‘엄마 힘내세요’ 편은 6년 전 남편을 잃고 세 딸을 위해 초보 장사꾼으로 변신한 진희씨와 세 딸의 가족애를 그린다.<br>KBS 제공
진희씨는 2주 전 트럭에서 옷 파는 노점을 시작했다. 홀로 노점을 펴 본 적도, 옷을 떼어 온 적도 없었던 진희씨는 아직도 혼자 장사하는 일이 버겁다.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찾는 손님도 많지 않고, 길가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하루 종일 있는 것도 고단하기만 하다. 하루 장사를 마치고 꽁꽁 언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리나(16)와 유나(14), 예나(12)가 엄마를 맞이한다. 손을 문질러 주고 안마를 해주는 딸들의 응원과 격려에 진희씨는 약해진 마음을 다잡는다.

6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진희씨는 삶의 의지마저 함께 놓아버렸다. 몸도 마음도 아픈 엄마를 가장 먼저 끌어안은 것은 바로 세 딸이었다. 딸들은 엄마를 위해 일찍 철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한국 무용 유망주로 꼽혔던 첫째 리나는 아빠를 웃게 해주기 위해 무용을 시작했다. 이제 리나에게 무용은 가족을 일으키기 위한 목표가 됐다. 둘째 유나는 집안일을 돕는 든든한 살림꾼이 됐고, 막내 예나는 남사당패의 단원으로 장학금까지 받는 똑소리 나는 아이다. 형편상 첫째 리나가 무용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두 동생은 자신의 용돈을 보탠다. 이렇게 똘똘 뭉친 자매는 엄마를 ‘엄마’로 만들어주는 보물이다.

진희씨가 강한 엄마로 거듭나게 된 뒤에는 유나의 친구 어머니인 염정미(44)씨도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고 나약하기만 했던 진희씨에게 정미씨는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인 동시에 용기를 키워주는 조련사였다. 여성스러운 진희씨와 반대로 정미씨는 털털하고 씩씩하다. 장사 선배로서 진희씨를 도우며 함께 전국을 돌며 재활용 옷을 공수하고 추위에 떨고 있는 진희씨를 위해 트럭 노점에 직접 비닐 천막을 둘러주기도 한다. 엄마 없이 홀로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 등교와 살림을 챙겨주기도 하는 정미씨는 진희씨의 오늘을 있게 만든 최고의 조력자다. 기특한 세 딸과 든든한 정미씨, 그리고 세상의 따뜻한 도움으로 진희씨는 기나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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