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 tvN의 게임 리얼리티쇼 ‘더 지니어스2:룰브레이커’에 쏟아지는 시청자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13일 오후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진행중인 ‘더 지니어스2’ 폐지를 요구하는 취지의 청원에는 발의 하루 만에 무려 4천900여 명이 참여했다.

드라마가 비윤리적 전개로 ‘막장’ 논란을 빚거나 출연자가 방송 외적으로 불법적인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벌어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발의자는 “인맥 관리로 승부가 갈리고 승리를 위해 절도까지 한다”며 “법규와 질서를 어겨서라도 개인의 성공이 우선이라는 물질만능주의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이날 하루만 1천500여 개의 글이 올라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대부분은 일부 출연진과 제작진을 비난하거나 종영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더 지니어스2’는 방송인, 해커, 변호사, 마술사, 프로게이머 등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하는 출연자들이 1억원의 상금을 놓고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심리 게임을 벌이는 리얼리티 쇼다.

앞선 방송에서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 참가자들이 합심해 다른 분야 참가자들을 탈락시키면서 불만이 누적되다가 최근 일부 출연진이 다른 출연진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게임 참여 수단 자체를 훔쳐 승부에서 배제하면서 분노가 절정에 치달았다.

제작진은 “출연진 비난은 자제해 달라”, “절도와 관련된 규칙은 없다”며 진화를 시도했으나 시청자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거나 논란 자체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논란이 거세지면서 시청률도 올라 최근 방송은 2%에 육박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초심을 잃고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즉 당초 공정한 경쟁의 틀에서 참가자의 있는 그대로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와 맞지 않는 전개가 거듭된다는 것. 프로그램 내적으로도 방송인들의 ‘인맥’으로만 승부가 갈리면서 긴장감 자체가 떨어졌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과 교수는 “게임은 공정한 룰이 적용되야 하는데 기본적인 룰이 지켜지지 않고 일부 출연자의 ‘친목질’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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