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결말·치어머니 논란에 직접 해명

tvN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각종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웹툰 원작자 순끼가 이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25일 오전 순끼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소 불편한 내용의 글을 쓰게 돼 굉장히 유감스럽다만 최근 너무나 당혹스러운 루머가 몇몇 들려 이렇게 해명글을 쓴다”고 전했다.

순끼는 자신의 연재작업에 대해 “최근 제가 어시를 3명 이상 쓰고 있으며 그림 작업을 거의 하지 않는 다는 말이 떠도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단 한명의 어시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분은 엑스트라와 배경, 1차 밑색을 혼자 맡아주는 믿음직한 친구입니다. 예전 특별편에 어시를 ‘그분들’이라 칭했던 것은 초반에 단기간 함께 작업하던 분들을 뜻하며, 인물 및 펜터치는 저 혼자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내용과 관련해서는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의 드라마 제작을 희망하였지만, 정작 나온 드라마는 ‘원작 충실’이라는 기사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원작에 충실하게’ 제작되는 동안 제게는 연락 한 통이 없었고 저는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제작 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라고 제작진에 불만을 내비쳤다.

또 ‘치어머니’(온라인상에서 치즈인더트랩과 관련해 시어머니처럼 간섭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표현)라는 단어가 홍보에 쓰이는 것에도 염려를 나타냈다. 순끼는 “좋은 뜻도 아니고 원작을 사랑해준 독자들이 염려하는 모습을 비꼬아서 만들어진 이 비하적인 단어를 꼭 드라마와 배우 홍보에 써야하나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4일부터 방송된 ‘치즈인더트랩’은 오는 3월1일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반(半) 사전제작 드라마로 이미 촬영이 종료됐고, 종방연까지 마쳤다. 제작진 측은 “드라마만의 결말을 만들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치즈인더트랩’은 제작 당시부터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인기웹툰 ‘치즈인더트랩’을 원작으로 한 까닭에 출연배우들의 섭외 과정에 있어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치즈인더트랩’의 팬들은 주인공인 유정(박해진)보다 백인호(서강준)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스토리가 백인호에 지나치게 집중된 나머지 유정의 모습은 방송 끝부분에나 볼 수 있다는 것. 시청자들은 ‘노다메 칸타빌레’를 빗대 ‘백인호 칸타빌레’라며 항의하고 있다.

이에 25일 ‘치인트’ 제작진은 “순끼 작가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이하 순끼 해명글 전문

1. 연재작업 및 어시관련

최근 제가 어시를 3명 이상 쓰고 있으며 그림 작업을 거의 하지 않는 다는 말이 떠도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단 한명의 어시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분은 엑스트라와 배경, 1차 밑색을 혼자 맡아주는 믿음직한 친구입니다. 예전 특별편에 어시를 ‘그분들’이라 칭했던 것은 초반에 단기간 함께 작업하던 분들을 뜻하며, 인물 및 펜터치는 저 혼자 작업하고 있습니다.

2.드라마 협의관련

드라마 관련해서는 어지간하면 언급하지 않으려 했으나 아무래도 오해의 여지가 있는 기사가 너무 많아,한번 정도 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구체적인 내부사정까지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다수의 독자, 시청자 분들이 오해하고 부분에 대하여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드라마 내용 관련 논의를 위해 작가님들과 감독님을 두어 번 만났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나 전개되는 스토리 및 엔딩에 관한 질문에 대답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말한 것은

-손민수, 오영곤, 김상철 등 조연 악역 캐릭터들이 연재하는 기간 동안 너무 많았으니 드라마에 억지로 넣기보다 드라마에 적합한 새로운 대학생활 에피소드로 제작되기를 희망함.

-원작 엔딩의 연출과 내용은 이러하지만(원작엔딩 공유), 원작이 더 길어질 경우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엔딩을 다르게 해주기를 바람.

-혹시라도 제작 중에 의문 사항이 있거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 달라.

위의 내용이 핵심 이였고,매체가 다른 만큼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의 드라마 제작을 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나온 드라마는 ‘원작 충실’이라는 기사로 나왔습니다. 그것이 드라마 제작사측의 내부 회의 결과라면 부족한 원작이나마 잘 반영해주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원작에 충실하게’ 제작되는 동안 제게는 연락 한 통이 없었고 저는 드라마가 어떤 내용으로 제작 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시나리오 공유를 요청하자 ‘드라마 대본의 철통보안’이라는 이유로 원작자인 제게도 6화 이후로 공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제작 이후로 처음 받은 연락은 ‘지금14화 촬영 직전인데 엔딩을 이렇게 해도 될까요?’하는 문의였지요. 원작과 다른 엔딩을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엔딩 내용은 물론이고 연출마저 흡사했고, 저는 이 부분에 항의하며 엔딩을 다르게 하라고 재요청했습니다.

저는 원하는 결말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결말은 제 작품에서 다뤄질 테니까요. 겹치지 않게 제작해주기를 부탁하였을 뿐 제가 원하는 내용을 강요한 적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6화 이후의 시나리오는 제가 강력하게 항의를 한 후에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후 내용을 전혀 모르는 원작자가 드라마 엔딩 내용에 관여할 수 없지요. 그저 원작 스포일러는 피해달라는 말 밖에.

드라마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제가 정하지도 않았고 논의하지도 않았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반박을 하고 싶었습니다. 드라마의 비평이나 찬사는 드라마 자체를 향한 것이며,거기에 원작자를 굳이 운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3.치어머니 관련

치어머니라는 단어는 대체 어디까지 사용되는 걸까요.

물론 캐스팅 과정에서 많은 말이 오갔고 제가 자제를 부탁할 정도였던지라 이 단어의 생성원인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왜 드라마 홍보에서 이 단어가 쓰이나 모르겠습니다.

“그의 뛰어난 연기력, 모두가 만족한 드라마”라는 문구대신“ 치어머니도 만족한 연기력,치어머니도 만족한 드라마”라고 쓰이는 것이 마냥 좋아 보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좋은 뜻도 아니고 원작을 사랑해준 독자들이 염려하는 모습을 비꼬아서 만들어진 이 비하적인 단어를 꼭 드라마와 배우 홍보에 써야하나 의문입니다. 이제는 홍보기사가 치어머니라는 단어를 대대적인 유행어로 만들어줬으니, 5년이나 함께 한 제 독자 분들은 졸지에 안 좋은 타이틀을 하나 얻었군요. 정작 그들이 있었기에 저는 지금까지 ‘치즈인더트랩’을 연재할 수 있었고, 이 작품이 드라마까지 갈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솔직히 원작자나 원작 언급보다는 치어머니라는 단어를 써가며 홍보가 나가는 상황이 가장 불쾌합니다. 네티즌들이 서로 치어머니라 지칭하며 싸우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왜 기사 제목에 그것도 홍보 목적의 기사 제목에 이런 단어를 써야했는지 아쉬운 마음뿐이네요.

저는 이제 드라마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 이외에는 드라마에 관련한 글은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수 많은 분들이 노력한 드라마이기에 제가 원작자라는 이유로 함부로 왈가왈부할 수 는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하게도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배우 분들이 캐스팅 되었고, 그만큼 열심히 연기를 해주셨습니다.시청자분들도, 독자 분들도 각자의 방식과 감상으로 드라마를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드라마가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원하며, 저 또한 끝까지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갈길이 제법 남았습니다.함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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