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아 영’으로 올해의 노래·신인상 받아…벨기에 출신 고티에는 올해의 레코드상

제53회 그래미시상식에서 가장 빛난 별은 아델도 고티에도 켈리 클라크슨도 아니었다. 데뷔 12년 만에 빛을 본 중고 신인 밴드 펀(FUN)이었다.

펀은 11일(한국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그래미시상식에서 신인상(Best New Artist)과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부문을 휩쓸었다. 펀의 리드보컬 네이트 루스는 “12년 동안 음악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또한 2012년을 강타한 히트곡 ‘위 아 영’(We Are Young)에 빗대어 “(신인상을 받았지만) 우린 꽤 늙었다”(We are so old)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 루스는 2001년 더 포맷이란 인디밴드로 데뷔했고, 다른 두 멤버 앤드루 도스트(베이스기타·키보드 등)와 잭 안토노프(기타·드럼)도 2000년대 초반부터 밴드활동을 시작했다.

영화계의 아카데미상 못지않은 권위를 인정받는 그래미상은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주관하며 팝, 록, 얼터너티브, 힙합, 랩, R&B, 컨트리, 댄스·일렉트로니카, 재즈, 뉴에이지, 가스펠·CCM, 라틴, 레게, 월드뮤직, 클래식 등 80여개 부문을 시상한다. 이 중 장르에 관계없이 주어지는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올해의 노래, 신인상을 본상 또는 ‘빅4’로 통칭한다.

지난해 3~4월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6주간 1위를 차지한 펀의 ‘위 아 영’은 올해의 노래로 뽑혔다. 9주간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칼리 레이 젭슨의 ‘콜 미 베이비’, 오디션프로그램 열풍을 몰고 온 ‘아메리칸아이돌’ 시즌1 우승자 출신인 켈리 클라크슨의 ‘스트롱거’를 따돌렸다. 가수와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레코드 부문과 달리 올해의 노래는 작사·작곡자에게 준다. 더 루미니어스, 프랭크 오션 등과 경합한 신인상 또한 펀이 차지했다. 생짜 신인에게 신인상을 주는 한국과 달리 그래미에선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메이저 앨범을 기준으로 신인상을 준다. 벨기에 출신 고티에는 킴브라가 함께 부른 ‘섬보디 댓 아이 유스드 투 노’(Somebody That I Used To Know)로 올해의 레코드 부문의 상을 받았다. 영국 출신 4인조 밴드 멈포드 앤드 선즈는 ‘바벨’로 올해의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슈퍼스타들의 무대도 대단했다. 브루노 마스와 스팅, 리한나, 데미언 말리는 ‘레게의 전설’ 밥 말리에게 헌정하는 특별공연을 펼쳤다. 팝밴드 머룬5와 R&B 디바 알리시아 키스, 영국의 선후배 가수 엘튼 존과 에드 시런의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6년 동안 새 앨범을 발표하지 않아 소속사 소니를 애타게 했던 섹시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컴백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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