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캐릭터 변신 성공으로 상승세 이어져

MBC TV 수목극 ‘보고싶다’가 17일 11.6%(이하 닐슨코리아)로 종영했다.

같은 시간 방송된 KBS 2TV ‘전우치’는 13.8%, SBS TV ‘대풍수’는 10.2%를 기록했다.

’보고싶다’는 방영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지도 못했고, 완성도가 높지도 않았다.

심지어 막판에 1회가 연장되면서 늘어난 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 16-17일 방송분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헐거운 이야기에 코미디 같은 황당한 시퀀스가 곳곳에 배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고싶다’는 안방극장 인기 스타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룹 JYJ의 박유천이 주인공을 맡았고 성폭행을 소재로 한 묵직한 멜로라는 점이 여느 드라마와는 차별화돼 눈길을 끌었다.

21부작으로 종영한 이 드라마가 남긴 것은 박유천과 유승호였다.

박유천은 또 한 번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력반 형사 한정우 역을 맡아 지금까지 보여줬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에서 탈피해 터프하면서도 넉살 좋은 개구쟁이 같은 캐릭터를 큰 무리 없이 표현해냈다.

특히 천연덕스러운 ‘닭살 연기’, ‘음치 연기’에서는 박유천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방송 직전 “엄청난 감정 신들이 있어 내가 여기서 삐끗하면 한도 끝도 없이 좌절할 것 같다는 걱정도 있다”고 토로했던 그는 그러나 한정우의 다양한 감정선을 비교적 무난하게 소화해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하나의 발견은 유승호다.

영화 ‘집으로’의 아역배우 출신으로 올해 만 스무살이 된 유승호는 ‘보고싶다’에서 어린시절 강력한 트라우마로 정신이 병든 사이코패스 강형준 역을 맡았다.

그가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는 어설펐다. 자신의 사이즈보다 큰 옷을 너무 일찍 입어 ‘태’가 나지 않는 소년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승호는 시간만 더 주어졌더라면, 조금만 더 캐릭터에 대해 연구할 시간이 있었다면, 대본이 조금만 더 탄탄했더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 어린 기대를 안겨줬다.

앞뒤를 알 수 없는 쪽대본을 받아보며 사랑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광기 어린 사이코패스를 연기하기란 웬만한 내공으로도 어려울 듯하다.

그런데 얼굴에서는 여전히 앳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이 해사한 미소년이 사이코패스를 맡았으니 얼굴과 캐릭터의 괴리에서 오는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만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유승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지막회에서 클로즈업된 유승호의 얼굴에서는 시간을 두고 더 연마되고 다듬어지면 깊이있는 심리 스릴러도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이 묻어났다.

피투성이가 된 유승호가 한 손에 총을 쥐고 광기에 사로잡혀 울부짖고 차갑게 미소 짓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어린애 장난’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 미소년이 세월의 옷만 잘 입으면 앞으로 외모의 장점을 극대화해 어떤 캐릭터도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안겨줬다.

실제로 최근 일련의 행보를 봤을 때 유승호는 성인연기에 대한 배우로서의 욕심과 하루빨리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는 개인의 욕망이 한 데 뭉쳐 터져버릴 것 같은 상황인 듯하다.

’욕망의 불꽃’ ‘무사 백동수’ ‘프로포즈 대작전’ ‘아랑사또전’ 등 최근 2년간 쉬지 않고 작품을 하면서 ‘성인으로의 변신’을 꾀했던 유승호의 행보는 ‘보고싶다’에서 무려 8살 연상의 윤은혜와 멜로 호흡을 맞추고,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사이코패스를 연기하면서 그 욕심의 정점을 보여줬다.

그는 대학 진학도 과감히 포기한 데 이어 ‘보고싶다’ 종영 후에는 바로 군대에 현역으로 입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유승호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한편, ‘보고싶다’ 후속으로는 주원·최강희 주연의 ‘7급 공무원’(극본 천성일, 연출 김상협)이 23일부터 방송된다.

연합뉴스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