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장기결방·’1박2일’ 부진에 지각변동

올해 상반기 예능계는 방송사 파업 여파로 흔들거렸다.

제작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렇다 할 히트작이나 신예 스타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파업을 비껴간 후발주자들이 전통의 강자를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꿰찼다.

예년에 비해 전반적인 활기는 떨어졌지만 판도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의미있는 기간이었다.

무한도전
◇’파업 앞에 장사 없다’ = MBC와 KBS의 장기 파업은 예능계의 발목을 잡았다.

MBC 간판 예능 ‘무한도전’은 지난 2월 초부터 21주 연속 결방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본방을 대체한 재방송 시청률은 4.7%까지 추락했다.

제작진이 런던올림픽 특집을 위해 주최 측에서 ID카드를 발급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 재개 기대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김태호 PD는 방송 정상화 전에는 복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MBC ‘일밤’은 파업으로 한때 외주 제작에 기댔지만 1-2%대의 굴욕적인 시청률을 맛봤다. 4월 말부터 김영희 PD가 야심차게 ‘나는 가수다’ 시즌2를 선보였지만 5-6%대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도 파업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월4일 시청률 27.3%로 출발한 ‘1박2일’ 새 시즌은 파업 여파로 3월 말부터 5주간 정상적으로 제작되지 못하면서 시청률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평균 시청률은 1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전성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작년말 시청률이 27%까지 치솟았던 KBS 2TV ‘개그콘서트’는 시청률이 20%대 아래로 하락했다.

서수민 PD의 파업 참여로 코너 개편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24일에는 동시간대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추격을 허용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사마귀 유치원’ ‘감사합니다’ 등 간판 코너들을 폐지하고 신설 코너들을 선보이면서 명예 회복에 나섰다.

◇후발주자 선전 ‘눈에 띄네’ = ‘1박2일’이 지켜오던 일요 버라이어티 최강자 자리는 SBS ‘런닝맨’이 차지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궤도를 탄 ‘런닝맨’은 5월 이후 ‘1박2일’과 맞대결에서 당당히 우위를 점하며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100회를 자축하며 폐지설이 돌던 과거를 무색하게 했다.

개성 강한 출연진과 매회 변화를 거듭하는 미션, 박지성, 김희선 등 톱스타들의 잇단 출연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KBS 2TV ‘안녕하세요’와 SBS ‘힐링캠프’는 경쟁 프로그램 MBC ‘놀러와’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그들만의 리그를 이어가고 있다.

’안녕하세요’는 시민들의 흥미로운 사연과 편안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종종 출연자에 대한 마녀사냥식 댓글과 조작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스타 위주의 경쟁 프로그램과 차별화하며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힐링캠프’는 ‘무릎팍도사’가 떠난 자리를 대신하며 진솔하고 깊이 있는 1인 토크쇼로 자리잡았다.

연초 박근혜와 문재인 등 대선주자들의 잇단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차인표, 이효리, 김정운 교수 편 등이 호평을 받았다.

반면 400회를 앞둔 장수 프로그램 MBC ‘놀러와’는 시청률이 4%대로 추락하며 위기설에 휩싸였다. 국민 MC 유재석을 앞세우고도 참신함이 부족한 이야기와 게스트 섭외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

제작진은 꾸준한 코너 개편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SBS ‘K팝 스타’를 제외하면 화제성과 참신함을 두루 갖춘 신설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글의 법칙’과 ‘나는 가수다’ ‘댄싱 위드 더 스타’ 등 기존 프로그램의 후속 시즌이 주요 시간대를 차지하면서 신설 프로의 등장을 어렵게 했다. MBC가 장기 파업으로 제때 개편에 나서지 못한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지목된다.

◇예능계 뜬 별.진 별 = 김구라의 활동 중단은 방송가에 큰 타격을 줬다.

김구라는 지난 4월 위안부 막말 논란으로 MBC ‘라디오스타’와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서 전격 하차했다.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강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MC였던 만큼 김구라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예능에서 맹활약해 온 고영욱은 미성년자 간음 혐의로 지난 5월 방송가를 떠났다. 소심하지만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만큼 세간의 충격은 컸다.

반면 대중의 사랑을 받은 예능 유망주로는 그룹 엠블랙의 이준을 꼽을 수 있다. 이준은 지난 2월 ‘라디오스타’에서 남다른 입담을 선보이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시트콤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동엽이 성인 개그로 재조명받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tvN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 2’에 호스트로 출연해 수위를 넘나드는 성인 개그를 선보이며 ‘명불허전’이란 말을 실감하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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