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늪에 빠진 유아인의 죽음으로 종영

드라마 ‘패션왕’은 끝끝내 ‘발리에서 생긴 일’의 아류작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아니, 오히려 결국 ‘발리에서 생긴 일’ 2에 불과했다는 것만 확인시켰다.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패션왕’(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이명우) 마지막회에서는 주인공 강영걸(유아인)이 총에 맞아 죽는 충격적인 결말로 끝을 맺었다.

지나친 야망과 욕심으로 꽉 차있던 강영걸은 조마담(장미희)과 손을 잡은 정재혁(이제훈)의 계략으로 모든 것을 빼앗겼다. 한순간 많은 것을 얻었던 강영걸은 마치 신기루처럼 순식간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 영걸은 마지막으로 재혁을 찾아가 자신의 모든 것을 줄테니 가영(신세경)의 패션쇼를 열어줄 것을 부탁한 채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얼마 후, 가영은 미국에서 보낸 영걸의 메시지를 받지 못한 채 재혁의 손을 잡고 함께 미국행에 올랐다. 이 사실을 안 영걸은 괴로워했고, 가영과 함께 행복한 꿈을 꾸던 뉴욕의 어느 호화주택에서 누군가의 총에 맞고 숨을 거두었다.

그렇게 ‘패션왕’은 막을 내렸다. 강영걸에게 총을 쏜 범인이 누구였는지, “보고싶어요”라고 마지막으로 영걸을 향한 마음을 전한 가영은 그의 죽음을 알고 있었는지 등의 궁금증을 남긴 채 말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패션왕’은 결말도 ‘발리에서 생긴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 ‘발리에서 생긴 일’은 주인공 세 사람이 죽음을 맞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질투에 눈이 먼 조인성은 하지원과 소지섭을 모두 쏴버렸고, 마지막 순간 자신을 향해 “사랑한다”고 울부짖은 하지원을 보며 스스로도 목숨을 끊으면서 모두가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

‘패션왕’은 초반부터 ‘발리에서 생긴 일’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인공 네 사람의 사각관계와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권력다툼, 그 사이에 놓인 여자 주인공의 갈팡질팡 사랑싸움 등 전체적인 얼개가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발리에서 생길 일’의 김기호 작가와 당시 조연출이었던 이명우 PD가 메가폰을 잡았기에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발리’와는 뭔가 다른, ‘패션왕’ 만의 결말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또 한번 실망을 안겼다. 시청자들은 결말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내놓는가 하면, “시청자를 우롱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패션왕’이 끝난 지 1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임에도, 시청자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시청자들은 “제목을 ‘뉴욕에서 생긴 일’이나 ‘사기왕’으로 바꿔라”(박**), “결국 힘없는 동대문 상인은 재벌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드라마일 뿐. 결론은 없다”(박**), “이제훈의 여자 열등감, 유아인의 돈 열등감만을 그리다 끝난 ‘열등왕’ 드라마. 패션은 왜 했나”(남**) 등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패션왕’은 ‘발리에서 생긴 일’과 비슷한, 그의 오마주 같은 드라마였음에도, 시청률도, 대중의 마음도, 언론의 호평도 받지 못한 채 실패한 드라마로 끝이 났다.

한편, 이날 ‘패션왕’ 마지막회는 시청률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전국기준 9.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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