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의 황금빛 미래를 꿈꾸던 룰라 이상민(39)이 또 한번의 시련을 맞았다. 이번에는 자신의 과오가 아니라 가장 절친한 후배의 ‘실책’ 때문이다.



오랜기간 연예가에서 자취를 감췄던 이상민은 최근 케이블 엠넷의 페이크 리얼리티 프로그램 ‘음악의 신’에서 고영욱과 콤비로 등장해 독특하고 적나라한 개그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쏙 빼놨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는 듯 보였지만 열혈 시청자들로부터 “정말 웃긴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방송 3주만에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시청자들은 물론 이적, 마이티 마우스의 상추 등 연예인들도 “최근 나온 프로그램 중 가장 웃긴다”, “제2의 UV신드롬”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혼과 도박파문 등으로 오랫동안 팬들 곁을 떠났던 이상민은 뚱뚱한 몸매의 전혀 연예인스럽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할만큼 자신을 내던졌고, 절친한 후배 고영욱이 형의 재기에 빛나는 ‘도우미’역할을 했다.

두사람의 콤비 플레이가 시청자들의 큰 호응으로 이어지면서 힘을 받으려던 차에 고영욱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인기 ‘결실’이 채 여물지도 못하고 사그라들 위기에 처했다. 특히 고영욱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에서 이상민보다 더한 개그본능으로 웃음을 책임져온 터라 시청자들은 “고영욱 없는 ‘음악의 신’이 과연 여태까지 모아온 인기를 지속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음악의 신’은 ‘90년대 음악의 신으로 불렸던 사나이가 돌아온다. 갖은 고통과 시련을 온몸으로 받아들였던 마이더스의 손 이상민, 그가 현재 오디션 일색인 현 가요계에 오디션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기획의도 아래 처음부터 이상민을 염두에 두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상민은 멋지고 화려한 컴백대신 프로그램에서 뚱뚱한 자신을 ‘돼지’라고 낮추고, 이혼, 도박파문 등 치부를 오히려 개그소재로 삼아 ‘웃음’과 ‘겸손’의 코드로 복귀를 시도했고 이 전략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듯 보였다. 그러나 가장 큰 조력자였던 고영욱의 성폭행 파문으로 전혀 예기치 못했던 암초를 만나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상민은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가에서도 ‘풍운아’로 꼽혀왔다. 그처럼 부침을 거듭한 연예인도 드물다. 1994년 그룹 룰라로 가요계에 입문한 그는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고 ‘백일째 만남’, ‘날개잃은 천사’, ‘3!4!’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가요계 최고 인기스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천상유애’로 불거진 표절시비, 이에 따른 자살기도 파문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90년대말과 2000년대초 디바, 컨츄리꼬꼬, 샤크라, 브로스, 엑스라지 등의 음반제작으로 제작자로 우뚝 일어나는가 싶더니 이종격투기 전문 레스토랑 사업의 실패 등으로 다시 가라앉았다. 배우 이혜영과의 결혼, 이혼도 화제와 구설을 낳았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와 대출 알선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한 측근은 “재기에 청신호가 켜진 듯했는데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이상민은 프로그램 보다 고영욱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두 사람의 끈끈한 정을 전했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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