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연기대상 기상도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특히 ‘연말 시상식의 꽃’으로 불리는 연기대상은 방송가의 가장 큰 관심거리다. 올해는 방송사별로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려 표정도 삼색(三色)이다. 2011년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주인공은 누가 될까.
SBS드라마 <천일의 약속> 수애


●화제작 풍년 SBS “고민되네”

한석규
올해 드라마 풍년을 거둔 SBS는 대상 후보자가 너무 많아 ‘행복한 고민’이다. ‘시크릿 가든’의 열풍을 이어받은 SBS는 연초부터 주간 미니시리즈와 주말극 가리지 않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독주한 작품이 많았다.

상반기에는 ‘싸인’, ‘마이더스’, ‘시티헌터’ 등이 고른 흥행을 보였고, ‘뿌리깊은 나무’와 ‘천일의 약속’을 앞세운 하반기까지 강세는 이어졌다. 특히 ‘무사 백동수’가 동시간대 방송된 MBC ‘계백’을 앞서면서 월화 사극에서 오랜 부진에 빠졌던 SBS를 ‘구원’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주말에는 ‘여인의 향기’가 시청자들을 TV 앞에 불러모았다.

화제작이 많은 만큼 연기 대상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유독 흥행과 연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우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더욱 깊다. ‘싸인’의 박신양과 ‘뿌리깊은 나무’의 한석규, ‘무사 백동수’의 전광렬이 대표적이다. ‘천일의 약속’의 수애, ‘여인의 향기’의 김선아 등 여배우들도 강력한 대상 후보다.

●고만고만 MBC “누굴 주나”

차승원
‘드라마 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성적이 부진했던 MBC는 연기 대상 후보군이 많지 않은 편이다. ‘독고진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성 면에서 가장 큰 성과를 보인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이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기력 면에서는 수목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강한 카리스마로 여배우 파워를 보여줬던 염정아와 김영애가 눈에 띈다.

시청률 면에서는 MBC의 오랜 주말극 부진을 씻게 해 준 ‘반짝반짝 빛나는’의 김현주가 돋보인다. 작품성 면에서는 막장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착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던 주말극 ‘내 마음이 들리니’의 황정음을 빼놓을 수 없다.

●흥행 가뭄 KBS “난감하네”

장나라
흥행 가뭄에 시달린 KBS도 고민되기는 마찬가지다. ‘추노’와 ‘제빵왕 김탁구’로 대박을 터뜨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뚜렷한 화제작이 없기 때문. KBS는 대상 및 최우수상에 ‘공주의 남자’의 박영철·박시후·문채원, ‘영광의 재인’의 천정명·박민영, ‘웃어라 동해야’의 도지원, ‘브레인’의 신하균, ‘동안미녀’의 장나라, ‘광개토태왕’의 이태곤 등 총 10명의 후보를 발표한 상태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은 ‘공주의 남자’의 박시후와 문채원이 강력한 대상 후보이지만, 연기 경력 면에서 대상을 주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웃어라 동해야’는 시청률이 40%를 넘겼지만, ‘막장 논란’이 걸림돌이다. ‘동안미녀’의 장나라는 명품 연기를 펼쳤지만 시청률이 받쳐 주지 못했다. 신하균과 이태곤도 화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세밑 고질병인 ‘공동 수상 남발’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올해만큼은 나눠먹기식 공동 수상으로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시청자도 소외시키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뼈 있는 주문을 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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