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한예슬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br>연합뉴스


KBS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한예슬 파문’과 관련해 16일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의 고질적인 병폐와 연결지어 소위 물타기식의 양비론으로 해석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이날 여의도 KBS에서 열린 ‘스파이 명월’ 사태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드라마 콘텐츠 제작 환경이 굉장히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는 누구의 문제라고 단정지어서 얘기할 수 없고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이며 하루아침에 해결도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만드는 드라마 편수가 많고 방송 3사가 밤 10시대 치열하게 경쟁하는 데도 우리나라 같은 데가 없으며 우리나라만큼 드라마를 좋아하고 많이 보고 드라마를 실제 생활과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시청자가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일주일에 모든 드라마를 70분짜리를 두 편씩 만들다보니 고질적인 문제들이 분명히 있다”고 전제했다.

고 국장은 그러나 “아무리 쪽대본이 날아다니고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해도, 당장 죽을 것 같은 현실속에서도 많은 연기자들이 물론 불평은 하지만 그렇다고 무단으로 펑크를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현장에서 감독과 치고받고 싸우며 불평불만을 할 수 있지만 한예슬처럼 촬영을 무단 펑크내고 잠적해버리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고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한예슬이 무리한 스케줄에 시달리다 결국 돌발 행동을 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은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의 문제는 분명 존재하고 또 심각하지만 이를 한예슬의 돌발 행동과 같은 무게로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며, 한예슬이 개인적인 돌발 행동으로 시청자와의 약속인 방송에 차질을 빚는 것에는 이해를 구하기 힘들다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시청자와 네티즌 역시 대부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예슬의 촬영 거부로 방송이 결방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 국장은 “어찌됐든 한예슬 사태로 드라마 파행이 빚어진 점을 다시 한번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해서 대한민국 드라마의 콘텐츠를 한단계 끌어올리면서 방송 제작 풍토도 개선해나가는 임무를 KBS가 앞장서서 수행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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