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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잃어버린 우리들의 마음 이야기/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잃어버린 우리들의 마음 이야기/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입력 2011-01-15 00:00
업데이트 2011-01-1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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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본체가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고, 마음에 관한 담론을 시작하고자 한다. 마음이란 우리가 육신을 빌려 이승에 오면서 가지고 온 근본적인 에너지, 즉 고유의 근기(根氣)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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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우리가 어머니라는 모체로부터 분리될 때 우리 몸의 육천여섯 개의 기혈로 일시에 기운이 밀려들어 오면서 폭발과 함께 울음을 터뜨린 다음, 가슴 한가운데 자리잡는 에너지 형태의 기운을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은 내가 필요에 따라 기억을 되살리고 저장된 정보를 꺼내 쓰며, 취사선택하는 결정까지 관장하는 주관자이다. ‘나’라는 실체가 사실상 마음이라고 보는데 커다란 이견은 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마음이 움직인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이라야 가장 바람직할까? 티베트 고승들은 나를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내가 세상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탁한 공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맑은 공기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탁한 공기를 마신다는 마음의 각(覺)이 일어나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 가르침은 만물의 영장이며 우주의 운영자라고 생각해 온 우리에게 다른 견해의 화두를 던진다. 무한의 삼라만상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각각 서로의 필요에 의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니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는 존재로 남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타인을 위해 베푸는 긍정의 마음이야말로 세상의 주관자로서 우리의 모습이며 그러한 마음을 세우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나를 그 우선순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실천하려면 우선 마음을 비우고 나의 존재를 놓아야 한다.

우리들은 항상 생각이나 행동의 시작을 나의 기준에서부터 출발시키고 여기서 유·불리를 비교하여 이익이 있는 곳으로 귀결시킨다. 마음의 끈이 항상 나를 우선시키기 때문에 마음은 비워질 수 없다. 그러나 내가 곧 마음이니 나를 너로 대체시킨다면 마음의 끈은 너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게 되므로 탐욕·성냄·무식함이 사라지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베푸는 긍정의 기운으로 움직이게 된다. 마음을 비운다는 말은 내가 아닌 너의 개념에서 발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와 석가모니가 나를 버린 것은 이러한 이유였을 것이다.

올해도 벌써 보름이나 지났다. 어김없이 우리네 일상은 네편과 내편을 갈라놓고 너는 틀렸고 나는 옳다는 이분법적 방식으로 다투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먹고사는 것이 구차한 것도 아닌데 세상이 너무 삭막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들어본 지 한참 된 것 같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은 없어지고 오직 내가 우선한다고 마음을 세우고 네가 양보하라고 싸운다. 여유가 생길 때도 되었건만 우리가 없었을 때보다 전혀 마음의 여유를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이기는 것에만 집착했을 뿐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에는 대단히 인색했다. 어떤 사건에서 양보나 타협을 하면 경쟁의 낙오자나 패배자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변절자로서 낙인찍히는 것이 다반사인 것을 우리는 많이 지켜봤다. 이런 문화로는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이제부터라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내가 먼저 양보하는 이타(利他)의 마음 갖기 운동이 이 나라에 불길처럼 타올라 퍼져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후손들에게 떳떳할 수 있다.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나를 버릴 수 있다는 헌신적 사고를 마음의 끈으로 묶어 다함께 의논하고 머리를 맞댄다면 어려운 것도 없고 불가능한 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요즘 세상은 말 그대로 시시각각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록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로 인한 불확실성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같이 고민해 주는 따뜻한 마음을 갖자. 과거에는 우리 모두 가난했어도 서로를 아껴 주고 감싸 주던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에 희망이 보였고 힘들지 않았다. 새해부터는 이러한 마음을 곧추세워 신나고 희망찬 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2011-01-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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