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생 고수/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인생 고수/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3-11-01 23:57
수정 2023-11-01 23: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숨은 실력자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크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참가자들의 인생 스토리에 감동할 때가 많다.

얼마 전 ‘싱 어게인 시즌3’ 첫 회를 보다 한 참가자의 얘기가 마음 깊이 와닿았다. 짙은 허스키 목소리의 중년 남성은 10여년 전 성대결절을 앓은 뒤 목소리가 변했다고 했다. 가수에겐 치명적인 불운일 텐데, 그는 “추구하는 음악과 잘 어울려 오히려 좋다”고 했다. 그다음 말이 더 놀라웠다. “다들 음악을 목숨을 걸고 하는 것 같아요. 나는 목숨 걸고 안 합니다. 인생을 걸고 하지. 목숨은 하나지만 인생은 기니까.”

살면서 ‘목숨을 걸고’ 뭔가 해본 적이 없다.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가 최선이었다. 하나뿐인 목숨을 어떻게 거나, 그런 심정으로 부족함을 정당화했다. 그런데 목숨을 걸지 않고 인생을 건다니.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 아닐까. 재야의 음악 고수를 찾으려다 인생 고수를 만났다.

2023-11-0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