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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본인상/문소영 논설실장

[길섶에서] 본인상/문소영 논설실장

문소영 기자
입력 2021-02-03 21:08
업데이트 2021-02-0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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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상은 꼭 가는 편이다. 내가 알던 누군가가 ‘지구별 소풍을 끝냈다’는 기별을 받으면 슬픔과 동지애가 밀려온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조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속담은 염량세태를 반영했으니 본인상 상가는 조촐하거나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혹시 형제나 자제들이 세력이 있다면 모를까, 생전에 그가 얼마나 떠르르하고 유명짜했는지는 큰 영향이 없다. 3일장이기에 망정이지 만정이 딱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 상가에서 아는 얼굴들을 만나면 반가운데, 그들을 붙들고 눈물 좀 짜고는 한다. 30대 중반에는 갑장이던 조각가 구본주의 상가를 찾아가 그의 부인을 위로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문상객에게 위로받는다. 3년 전 10년쯤 연하이지만 꼭 큰언니 같았던 한국학중앙연구원 공보 전문가 김은양의 상가에서 문화재 담당 기자들과 전문가들 덕분에, 2년 전 설치미술가 전수천의 전주 상가에서는 임옥상과 김수철이 상가를 지키고 있어 슬픔을 덜었다. 과로사한 미술 전문 기자 왕진오의 쓸쓸한 상가에도 지인들이 없지 않았다.

‘랜선 친구’인 작가 이상민이 며칠 전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랜선으로 받았다. 문상하지 못한 탓에 며칠째 마음이 영 좋지 않다.

symun@seoul.co.kr
2021-02-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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