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코로나19가 끝나면/김상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코로나19가 끝나면/김상연 논설위원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입력 2020-08-13 22:04
업데이트 2020-08-14 04:1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상추쌈이나 피자를 손으로 우악스럽게 잡고 와구와구 먹고 싶다. 손가락에 묻은 소스까지 쪽쪽 빨아서 먹고 싶다. 혹시 내가 손을 제대로 씻었는지 걱정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가 끝나면 밥 먹을 때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음식물에 침을 튀기는지 감시하지 않을 것이다. 반찬을 집을 때 상대방 침이 묻었나 안 묻었나를 분석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바쁜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마스크를 챙기느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여분의 마스크가 있는지 수시로 가방을 확인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마스크를 안 쓰고도 당당하게 버스에 탈 것이다. 버스 손잡이를 잡거나 하차 버튼을 누를 때 손에 바이러스가 묻을까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버스 안에서 재채기나 기침하는 사람을 째려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도 악수하고 싶다. 친한 사람과는 하이파이브도 하고 싶다. 악수했다고 바로 화장실로 손 씻으러 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이 땅의 모든 호모사피엔스들을 일일이 안아 주고 싶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잘 버텨 줘서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다.

carlos@seoul.co.kr
2020-08-14 29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