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종’과 ‘북’/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종’과 ‘북’/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3-12-09 00:00
수정 2013-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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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재미를 붙여 생쥐가 풀 방구리 드나들 듯 들락날락한다. 한 달 전쯤 절의 누각에 함께 놓인 ‘종’과 ‘북’ 사진들이 등장하더니 요즘에 넘쳐나고 있다. 유행이라고 할 만하다. 최근에는 ‘대파’ 사진이 합세했다. 이른바 ‘종’과 ‘북’과 ‘파’ 사진을 함께 올린 뒤 ‘나는 종북파’라고 선언하고 깔깔댄다. ‘정부와 생각이 다르면 틀린 것이다’고 규정하는 무리한 ‘종북몰이’에 대한 반발을 해학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방송에서 “요즘은 구세군이 종 쳐도 가지 말라는 거 아니에요, 종북세력이라고 하니까. 북 쳐도 못 가고”라고 발언했는데, SNS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현실이 부조리하고 부당하다고 느끼면 반발하고 풍자하기 마련이다. 상하 신분 차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에도 무능하고 위선적인 양반과 선비를 비판하는 안동 하회탈춤이 탄생하지 않았나. 종북몰이에 종·북 사진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마음이 애매해진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12-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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