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남편 氣살리기/오승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남편 氣살리기/오승호 논설위원

입력 2012-10-31 00:00
수정 2012-10-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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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남편 기(氣) 살리기가 유행이었다. 경기 불황으로 수많은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샐러리맨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여성 단체에서는 ‘IMF시대 남편 기살리기 10계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루에 한번 남편 칭찬 해주기’ 등이 내용이었다. 남편 기살리기 강연에 참석했던 아내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인데, 왜 남편 기를 살려줘야 하느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편들은 가족 부양만 하면 큰소리 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맞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의 연봉이 남성에 비해 많은 이들이 적지 않다. 남성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 가고 있다. 한 여성단체가 어제 ‘남편&아버지 기 살리기 클럽’ 창립 총회를 열었다. 취지대로 남성들의 권위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12-10-3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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