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감동 편지/박정현 논설위원

[길섶에서] 감동 편지/박정현 논설위원

입력 2012-08-23 00:00
수정 2012-08-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얼마 전 집으로 배달된 편지 한 통에 온 가족이 감탄했다. 의류 가게 직원이 보낸 편지라 특별한 내용은 없다. 매장 방문 때 불편한 점은 없었느냐, 무더위에 잘 지내시느냐는 안부를 묻는 정도다. 가족이 감동한 이유는 볼펜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편지를 주고받은 기억이 까맣다. 온라인 시대에 오프라인의 편지 따위는 잊고 산 지 오래다. 그나마 온라인상에서 지인들에게 이 메일로 주고 받던 안부마저 휴대전화 문자로 대신하고 있다.

육필 편지가 주는 정성과 감동이 유별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가족들은 요즘도 볼펜으로 편지를 쓰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희귀한 골동품인 양 편지를 돌려서 읽었다. 어쩌다 편지를 쓰더라도 볼펜으로는 도무지 쓰여지지 않는 지경이다. 컴퓨터로 쳐서 인쇄를 하는 게 고작이다. 인쇄된 편지를 받아본 상대방이 얼마나 무덤덤하게 느껴졌을까. 볼펜으로 쓴 감동의 편지를 한번 써봐야겠다. 무더위에, 폭우에 잘 지내냐는 알맹이 없는 편지일 테지만….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2012-08-23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