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양철지붕 빗소리/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양철지붕 빗소리/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2-06-28 00:00
수정 2012-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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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사랑, 추억, 인생 등 여러 가지 상념이 떠오른다. 소리의 마술사로 불리는 음향가 김벌레씨는 비가 오면 강원도 양양 구룡령 계곡으로 달려간다고 한다.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양철집 처마에서 ‘타타닥’ ‘타타닥’하며 지붕을 때리는 요란한 빗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양철지붕 빗소리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8살 되던 해 어머니는 경기 용인의 양철집 지붕에 세차게 비가 퍼붓던 날 돌아가셨다. 그는 책에서 “아마도 그건…. 어린 나를 두고 세상을 떠나는 어머니의 눈물소리였을지 모른다. 그렇게 심장이 터지도록 슬픈 소리는 처음이었으니까….”라고 했다. 그에겐 아마 이보다 더 심금을 울리는 소리도 없을 것이다.

소리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다는 게 새삼 놀랍다. 그렇다면 내 마음을 사로잡는 소리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어머니의 다듬잇방망이 소리도 참 듣기 좋았던 것 같다. 소리를 통한 자아 탐색, 왠지 멋있어 보인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2-06-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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