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무임승차/구본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무임승차/구본영 논설위원

입력 2012-03-13 00:00
수정 2012-03-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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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KTX를 타고 입원 중인 노모를 찾았다. 승무원이 휴대용 단말기로 승차권을 확인하는 모습이 ‘스마트하게’ 여겨졌다. 과거처럼 모든 승객을 불편하게 하는 전수조사를 하지 않았다.

문득 학창 시절 짓궂은 친구들의 무임승차에 얽힌 무용담이 떠올랐다. 배웅차 플랫폼까지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을 끊어 승차한 뒤 목적지의 역사 담장을 넘는 식이었던 것 같다. 그런 기억 탓인지 조간 신문에서 무원칙한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들이 만드는 어느 신당의 이색 정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국회의원 KTX 무임승차 배격’이라는 공약이었다.

당리당략 위주의 정쟁에 신물이 난 까닭일까. 의원 무임승차 특권은 악동(惡童)들의 무임승차 장난보다 더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제인 애덤스도 “부도덕의 근원은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버릇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하기야 나라를 지키는 해군을 해적이라 부르며 ‘안보 무임승차’에만 눈먼 인사들이 금배지를 달려고 하는 판국이니….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2-03-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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