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고구마/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고구마/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릴 때 고구마는 귀한 간식거리였다. 배가 출출하면 고구마를 찾았다. 생고구마보다는 찐 고구마가 더 좋았다. 장작을 태운 잿더미 속에 넣어 구워 먹는 군고구마 맛도 잊을 수 없다. 타박고구마는 쪄서 먹고, 말랑말랑하고 단 고구마는 구워 먹는 게 맛있다는 요령도 이때 터득했다.

얼마 전 지인이 직접 가꾼 고구마 한 박스를 보내왔다. 매년 이맘때면 보내준다. 예전에는 ‘참, 정성도 대단하지.’라며 그냥 지나쳤는데, 올해는 나도 모르게 휴대전화에 손이 갔다. ‘고구마가 배달되는 걸 보니 한해도 다 간 것 같습니다. 건강하십시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출근길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옛날에 먹던 식으로 삶아서 먹을까? 그건 너무 밋밋하잖아.” 혼자서 중얼거리다 문득 인터넷에서 본 고구마의 효능이 떠올랐다. 생고구마를 하루 반개씩 먹으면 성인병 치료에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 이번에는 생고구마를 먹어보자. 아싹아싹 베어 먹는 그 맛이 일품일 것 같다. 어릴 때 고구마를 보면 돌던 군침이 입안에 확 느껴진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10-2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