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공중전화/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공중전화/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1-09-02 00:00
수정 2011-09-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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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기를 독차지했던 것도 세월이 지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게 적지 않다. 공중전화도 그렇다. 한때 전국에 30만대가량 설치됐던 공중전화는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찬바람을 맞아 지금은 7만~8만대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2000년 초부터 유지·관리 비용도 감당하지 못해 적자란다.

하지만 공중전화가 아쉽고 고마울 때도 더러 있다. 아침 출근길을 서두르다 휴대전화를 들고 나오지 않았거나 이동 중에 휴대전화 배터리가 소진됐을 때다. 시간에 쫓겨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할 때는 정말 답답하다. 낯선 사람한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하기에는 민망할뿐더러 남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려는 것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다.

이럴 때 공중전화 부스를 찾느라 허둥댄다. 그래서 휴대전화를 쓰다 낭패를 당해봐야 공중전화의 고마움을 안다. 하찮고 쓸모없게 보이는 것이라도 언젠가는 다시 쓰일 수 있다는 평범한 깨우침을 얻는다. 긴요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의 위치를 평소에 잘 기억해 두는 것도 삶의 지혜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09-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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