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반성/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반성/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0-12-22 00:00
수정 2010-12-2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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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 집에서 연말 모임을 가졌다. 집으로 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야 하고, 식사 준비하는 시간이나 정성도 만만치 않다. 그런 걸 뻔히 알면서도 염치 불구하고 초대에 선뜻 응한 것은 한강변에 있는 아파트 전망이 엄청 좋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야경을 감상하며 와인 한잔? 생각만 해도 근사한 연말파티다.

거실에는 예쁘게 치장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연말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었다. 정성들여 준비한 식사를 마치고 ‘신의 물방울’에서 격찬했다는 와인을 마시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주인장이 또 다른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우리를 위해 노래방까지 준비했다는 것이다.

노래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최신곡은 커녕 흘러간 곡 18번도 없다. 고민고민하며 책을 뒤적이다가 한곡을 겨우 골라 불렀다.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일순간에 썰렁해진다. 내 이럴 줄 알았다. 흥겨운 곡 하나 정도는 개발해 놓았어야 했건만. 그러지도 못하고 또 한해를 보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12-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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