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5월 햇살/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5월 햇살/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0-05-11 00:00
수정 2010-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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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싱그럽고 새로 돋아난 연둣빛 잎새에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찬란한 햇살은 바람에 실려 세상을 흔들어 깨우며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금아 피천득이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요,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라고 표현했던 5월. 밝고, 맑고, 순결한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다.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떠난다. 공휴일, 기념일도 참 많다.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제 세상 만난 듯 뛰어논다. 즐거운 추억들은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그렇게 쌓이겠지.

누군가 말했다. 아름다운 장소에 가거나,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슬퍼진다고. 그리움 때문일까. 추억 때문일까. 아름다움과 슬픔이 맞닿아 있다는 것,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침 신문에 천안함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사고 44일 만인 8일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떠났다는 뉴스가 실렸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찬란했던 날. 밀려오는 그리움에 더 슬펐을 그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5-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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