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코로나19, 이제는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자/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코로나19, 이제는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자/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입력 2021-08-09 20:30
업데이트 2021-08-10 02: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명승권 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19 4차 유행 이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4단계 등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중이다. 그런데 기계적인 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을 중심으로 한 지금과 같은 거리두기 조치를 계속해서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초기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필요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고 1년 반이 지난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의 치명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약 80%는 경증이어서 대부분 감기나 약한 독감 정도로 심각한 문제 없이 회복된다. 2%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주로 70~80대 고령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됐다.

2021년 8월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의 총확진자 치명률은 1%지만 고령자의 백신접종 등으로 지난 6월 치명률은 0.2%로 독감 치명률 0.05~0.1% 수준을 향해 낮아지고 있다. 그런데 무증상으로 지나간 사람들까지 포함한 코로나19 감염자 치명률은 확진자 치명률의 10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는 확진자 치명률이 9.6%, 메르스는 34.4%여서 코로나19보다 수십배 높다.

특히 일반적인 폐렴 확진자 치명률은 외래 및 입원환자를 합쳤을 때 약 5%로 코로나19보다 5~20배 높다. 1년 6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약 2000명인데, 폐렴은 매년 이보다 10배가 넘는 2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8년에 폐렴 환자 진료건수는 134만명이나 됐다. 많게는 날마다 폐렴 환자 3670명이 발생했고, 62명이 폐렴으로 사망하지만 매일 발표하지는 않는다.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독감보다 높지만 일반 폐렴보다 낮고, 사망자 대다수를 차지했던 70~80대 고령자가 대부분 백신접종을 완료했다. 백신 1차 접종률이 8월 현재 40%를 넘었고, 장기간 시행되고 있는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자영업자의 심각한 경제적 손실과 국민들의 피로감이 쌓여 가고 있다.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확실한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 폐지, 인원 제한 효과에 대한 근거 제시, 일일 확진자 수 발표 중단, 중증환자에 대한 관리 강화, 백신접종 완료자의 경우 예방접종증명서 확인 후 인원 제한에서 제외, 모든 학교는 정상적인 등교를 시행하되 주기적으로 신속 PCR 검사 시행 등을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의학 및 보건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 지금과 같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고도 감기, 독감, 폐렴, 결핵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을 관리하며 공존해왔다. 이제는 우리도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21-08-10 29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