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코로나19 백신, 맞을까 말까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코로나19 백신, 맞을까 말까

입력 2021-03-22 20:20
업데이트 2021-03-23 01:5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명승권 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뒤 한 달도 안 돼 67만 6607명(22일 기준)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백신 접종을 한 뒤 근육통, 두통, 발열 등 이상반응을 신고한 사람이 9703명이었고 이 가운데 특히 사망 15건, 혈전(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 부작용 2건이 신고되면서 자연스럽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효능과 안전성에 대란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기 위해 23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공개적으로 접종받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 과연 맞아도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맞을 것을 권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 문제를 다룬 2020년 12월 의학학술지 랜싯에 실린 논문을 소개하고 싶다.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행한 임상시험 4건을 종합한 결과를 다룬 이 논문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은 약 70%에 달한다. 백신의 효능은 연구 대상자를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은 코로나19 백신을, 다른 집단은 가짜약인 위약(플라세보)을 투여하고 수개월 후 백신을 투여한 집단을 위약집단과 비교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줄었는지로 판단한다.

실제 이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투여받은 5829명 가운데 10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1.7%)한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투여받은 5807명 가운데서는 30명의 확진자가 발생(0.5%)해 약 70%가 감소했기 때문에 그만큼 효능이 있다고 본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효능은 90~95%, 독감백신 효능이 60% 내외라는 걸 고려하면 코로나19 백신으로서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접종 뒤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는 근육통, 두통, 발열 등 부작용은 특히 40~50대 미만 젊은층에서 빈번하지만 대개 이틀 안에 좋아진다.

또 하나 언론에서 과도하게 다루고 있는 사망이나 혈전 사례도 작년에 독감백신 접종 후 논란이 되었던 사망사례와 마찬가지로 인과관계가 없는 ‘자극받은 신고ㆍ보고’로 봐야 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새로운 의약품이 출시된 후 부작용 가능성을 보건 당국에서 경고하는 경우 신고나 보고가 초기에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해 혈전이 발생했다는 징후가 없다며 공포 때문에 접종을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주 유럽의 20여개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액응고 이상 반응(혈전 등) 보고에 따른 예방조치 차원에서 사용을 잠정 중단했지만 19일 유럽의약품청에서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지어 접종을 재개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은 크지 않고, 이득이 많기 때문에 불안이나 두려움을 갖거나 맞을까 말까 고민하기보다는 맞기를 권한다.
2021-03-23 29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